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전국 17개 교육청 학교폭력 접수 건수와 쌍방 신고 건수' 통계에 따르면 '맞폭' 등으로 쌍방신고가 접수된 사안은 2022년 3092건에서 2023년 3588건으로 16%가 급증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에도 2318건에 달한다. 전체 학폭 접수 건수 4만8938건의 5%정도 되는 비율이지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일단 맞폭을 걸어야 한다'는 식의 인식이 커지면서 학교폭력은 더욱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학폭위 처분이 입시와 연계되면서 맞폭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구타나 집단 따돌림 등의 형태로 가해·피해자가 비교적 명확했지만, 최근엔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맞폭 가능성이 제기되면 학교는 자동적으로 조사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는 2023년 정순신 변호사 사건 이후 학교폭력 제재 수위를 높였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수시는 물론 정시에 의무적으로 반영된다. 중대한 학폭을 저지른 가해 학생에게 내려지는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 8호(전학) 조치의 학생부 보존 기간은 졸업 후 최대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학폭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는 점이 학부모들의 두려움을 자극하면서 쉽사리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긴 대치가 이어지기도 한다.
전담조사관은 이렇게 장기화되는 학폭 갈등에서 교원들 일정부분 분리해 교육활동에 집중하고 다른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전담조사관 제도 도입 이후에도 피·가해학생 간 관계 개선, 학생 생활 지도, 피해학생 지원 등은 여전히 교원의 역할이기도 하다. 교육부 고문변호사이기도 한 변성숙 에듀로교육법률연구소 대표는 "전담조사관의 전문성을 높여 사안이 복잡하거나 갈등이 커 교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학교폭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된다면 제도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정인지 기자 (injee@mt.co.kr)
https://naver.me/5RhzgW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