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8366
“앞으로 닥칠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국제기구인 세계은행(WB)이 향후 경제 흐름을 전망하며 내린 진단이다.
16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와 같은 2.7%(연간 기준)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발표했던 수치와 동일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있기 전 10년 평균(2010~2019년)인 3.1%를 여전히 밑돈다. 이마저도 달성이 불투명하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이란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10%포인트씩 관세를 올린다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예측치 대비 0.2%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미국을 겨냥한 각국의 보복 조치까지 이어진다면 성장률 하락 폭은 0.3%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세계은행은 “미국 무역·재정 정책이 얼마나 변화하고 언제 시행될지는 현재 확실치 않다”고 전제를 달았다.
미국 경제의 나 홀로 질주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예측치를 2.3%, 2.0%로 수정했는데, 지난해 6월 전망 때보다 0.5%포인트, 0.2%포인트 각각 높여 잡았다. 소비·고용·물가 등 ‘파란불’이 잔뜩 켜진 최근 미국 경제지표를 반영했다.
미국 경제 호황이 예고됐지만 개발도상국에겐 말 그대로 딴 나라 얘기다. 세계은행은 올해와 내년 개도국 평균 성장률은 각각 4.1%, 4.0%로 관측했다. 지난해 6월 전망했을 때보다는 개선되긴 했지만 소폭(0.1%포인트)에 그쳤다.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해(5.0%)보다 낮은 4.5%, 4.0%로 봤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은 “개도국에 앞으로 25년은 과거 25년보다 훨씬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투자와 생산성 증가세 둔화 ▶인구 고령화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험 ▶기후 변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엔 한국 수치는 따로 담기지 않았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GDP가 134조9084억 위안(약 2경6797조원)으로 전년보다 5.0%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 연설에서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5%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요 국제기구와 외신들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은 4.9%,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4.8%를 최대치로 봤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도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를 전망치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