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준태 기자 = "우리랑은 관계없어요. 앞집에 가보세요."
지난 17일 오후 찾아간 종로구 관수동 '명패골목'의 한 가게 주인은 '최근 보수 집회에서 태극기를 많이 드는데…'라고 운을 뗀 기자에게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가리킨 앞집 사장도 말을 듣자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관수동 명패골목은 휘장, 명패, 상패, 트로피를 만드는 점포 250여개가 모인 전국 최대규모 휘장 상권이다. 1980년대 3∼4개 업체가 문을 연 것에서 시작해 현재 종로·청계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보수 집회가 잦아지며 '참석 필수품'인 태극기 수요도 커졌지만,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이곳 상인 대다수는 최근 업황에 관한 질문에 입을 닫았다.
이들의 설명 없이도 상권이 '특수'와는 거리가 먼 상황임이 짐작됐다. 한낮인데도 휑할 정도로 손님이 뜸했고 셔터를 내리거나 문을 닫은 가게도 적잖았다.
가까스로 대화한 한 가게 사장은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이곳에서 태극기를 사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참석자 대다수가 온라인 혹은 집회 현장에 매대를 놓은 상인을 통해 값싼 중국산 제품을 사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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