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A(59)씨 등 4명의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추가 제출 증거도 없다.원심의 판단에는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A씨 등이 이른바 '손기술'을 쓰는 것을 직접 목격하지 못한 점, 도박 과정에서 A씨 등이 피해자에게 베팅하라고 부추기지 않은 점 등이 담긴 피해자 진술을 고려하면 사기 도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이들 사이의 사기 도박 공모의 내용이나 과정을 알기 어렵고 금융거래 내역 만으로는 가로챈 돈을 서로 나눠 가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기 도박을 벌여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가로챘을 것으로 상당히 의심되기는 한다"면서도 "범행 사실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고 간접 사실을 통한 증명 역시 무죄의 추정을 번복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워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검사가 '사기 미수'는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하나, 도박을 권유했다는 사실 만으로 범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A씨 등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10월 사이 경기 광주 소재 한 음식점에서 부유한 B씨를 꾀어내 '바둑이' 도박을 90차례 벌여 총 60억3600여 만원을 함께 또는 각기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 등이 서로 미리 짜고 B씨를 유인한 뒤 승부를 조작하는 도박을 벌여 판돈을 가로챘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A씨가 사기 도박 총괄로서 미리 정한 은어와 손동작을 보고 공범들에게 원하는 유리한 카드를 내어줬고, 다른 이들 역시 각기 B씨를 도판판으로 꾀어내거나 함께 도박을 하며 안심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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