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최대 복병은 '팀 킬'이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받은 탑(최승현) 캐스팅, 작품을 패러디한 AV 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박성훈, 시즌3 스포일러가 될 결정적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삭제한 박규영까지. 작품은 승승장구하는데 안으로는 줄줄 새는 바가지가 따로 없다.
이런 와중에 황동혁 감독은 배우들의 논란으로는 성이 안 찼는지 인터뷰 때마다 문제적 발언을 하나씩 던져 시선을 끌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달 21일 작품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미국 매거진 '인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요새 늘 하고 다니는 말인데 '오징어 게임2'가 재미없으면 이 세상에 재밌는 것은 없다", "이게 재미없으면 그냥 우울하신 것" 등 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 중 타노스로 출연한 탑의 캐스팅이 비판받을 것을 두고는 "어느 정도 시간 지나면 복귀한 분이 대부분이라 캐스팅 반응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렇게까지 용서받지 못할 줄은 몰랐다"며 대중과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미투 논란이 불거졌던 박 선장 역의 오달수에 대해서도 "'베테랑2'에도 나왔고, 활동을 어느 정도 했기에 이분을 쓰는 것 자체가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일인가, 이분이 아직도 이렇게 용서를 못 받았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되려 의아함을 표했다. 오달수는 2018년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듬해 8월 해당 사건이 공소시효 만료로 내사 종결되며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최근에는 '똥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기대가 컸던 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것을 두고 "사실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50%를 먹고 들어간다는데, 한국에서 50%를 까고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집에 왔는데 왜 마음이 안 편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다소 거친 표현을 썼다.
황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작품은 쌍방 소통이다. 만들어서 던지면 그만이 아니고, 피드백도 받아야 하고 때로는 쓴 비판도 약처럼 삼켜야 한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시리즈물이면 더 더욱 그렇다. 탑이나 오달수가 용서받지 못한지 몰랐다는 생각, 한국 팬들에게 혹평을 들으니 왠지 더 서운하다는 마음. 개인적인 입장으로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굳이 작품에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면서까지 적극적으로 강조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좀 사무적이더라도 매너 있게 시청자의 마음을 두루 살피는 여유를 보여줬다면 황 감독이 '오징어 게임' 악재라는 지적까지 받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일기장에 남기고 작품을 위하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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