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공연은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렸으며, 수많은 SM 소속 아티스트의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또 SM은 글로벌 플랫폼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와 위버스에서 콘서트를 동시 생중계하며 열기를 더했다.
그러나 공연을 본 팬들은 묘한 기시감에 휩싸였다. 바로 가수들이 입고 나온 옷이 과거 무대 의상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기는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어디에서 많이 본 옷’이라며 무대의상에 대한 친숙감을 드러냈다.
가장 눈에 띄는 예시로 그룹 NCT 드림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펼친 징글볼 투어에서 입은 블랙 앤 화이트 무대의상을 다시 착용했다. 또 HOT ‘캔디’ 리메이크 곡으로 활동할 당시의 의상도 또다시 입었다.
뿐만 아니라 그룹 라이즈는 ‘붐 붐 베이스’ 쇼케이스 무대에서 선보였던 무대 의상을 입었으며, 그룹 NCT 127도 지난해 SBS 가요대전 연말무대에서 착용한 하얀색 패딩조끼를 다시 활용했다.
이에 아티스트들의 무대 의상을 두고 여러 말이 오갔다. 어떤 누리꾼들은 과거 예쁜 의상이라고 느꼈던 옷이 다시 등장하자, 반가운 마음을 표하며 ‘재탕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냈다.
그러나 모든 의상이 환영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특별 무대를 기대했던 팬들은 익숙한 아티스트들의 착장에 “재탕을 또”, “30주년 콘서트인데 의상 재탕은 너무하지 않냐”, “반짝반짝한 새 옷 보고싶었다”라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스타일리스트들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의상 재탕’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트렌드까지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된 가운데,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은 12일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의상 활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방송에서 이특은 “몇 년 전 거 재탕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스타일리스트들도 이번 공연 제작비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 제작하면 활동비로 빠지고 우리가 부담을 해야하는 거고, 공연이 많지 않아서. 한 번 입었던 옷들은 또다시 입었다. 그렇게 뭐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상을 제작하면 몇 백만 원이 나온다”며 “자꾸 이야기하는 이유가, 내가 얘기를 안 하면 스타일리스트만 욕을 바가지로 먹을 거다. 의상은 제작할 수록 공연 제작비로 들어가고 활동비로 빠지기 때문에 한번 입고 안 입으면 아까울 때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너무 재탕하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특의 라이브 방송을 확인한 누리꾼들은 이들의 의상 재사용이 이해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의상을 제작하는 비용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한 예능 방송에서 공개된 SM엔터테인먼트의 의상 창고를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는 김소연 에스팀엔터테인먼트 대표가 SM의 의상 창고를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이와 함께 보아부터 에스파 등 전·현직 아이돌이 입었던 의상이 줄지어 보관된 1070평 규모의 공간이 공개됐다. 이 창고를 가득 채운 11만 피스의 의상은 가격을 다 합쳤을 때 강남대로 12층 빌딩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시청자들을 깜짝 놀래켰던 방송 장면을 떠올린 누리꾼은 “의상실에 옷 모아둔 거 보고 유도리있게 재탕하면 괜찮겠다 싶더라. 지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입더라도 반응이 별로였던 옷은 다시 입히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제발”이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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