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위의 평범한 여고생 또래들처럼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 궁금하다. 한창 놀고 싶을 때일 텐데 말이다.
훈련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또래들처럼 살지 못하는 것이 특별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하게 학교와 집을 오가며 공부에 매진하는 고등학생들을 볼 때도 솔직히 힘들기는 다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친구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을 테니까.
나 역시 친구들과 놀러 다닌다든가 하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때로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은 포기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Q
만약 내가 김연아의 후배라면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 바로 '집중력'이라는 말에 김연아는 누구나 어떤 일을 할 때는 집중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직장인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운동 선수들이 찰나의 싸움이기 때문에 좀 더 그래 보이는 게 아닐까요?"
모두 열심히 사는데 자기 자신이라고 특별할 게 없다며 겸손해하는 김연아.
소치올림픽 편파 판정으로 은메달을 딴 후
"하늘이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한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한다. 좋은 점수는 기대하지 않았다.
기대를 많이 했을 경우에는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니깐. 모든 짐을 내려놨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다.
밴쿠버 올림픽 챔피언, 소치올림픽 은메달리스트보다는 그냥 저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거, 그걸로 만족할 것 같다."
Q
20대 중반의 청춘으로서 아쉬움은 없을까?
"아쉬움... 없어요. (..)
저에게는 스케이트장이 학교였어요. 그리고 거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어요.
아직 짧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만족스럽게 살아왔어요."
김연아 "올림픽 金 과거 영광일 뿐, 추억에 빠져 살지 않아
"선수 시절에나 은퇴 직후에는 내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
그때의 기분을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안 보게 되더라.
지금 내가 누리는 명예나 성취는 물론 그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얻은 거지만
과거에 너무 기대서 계속 그걸 추억하는 건 성격상 안 맞다.
그 시절은 소중하지만 그냥 지난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다.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상실감을 느끼거나 은퇴 이후에 허전해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그 시절을 자꾸 돌아보거나 그러지 않는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고, 나에게 없어선 안 될 고마운 시간이었지만 과거일 뿐이라 생각한다."
+추가
Q : 연아 키즈에게 이른바 행복을 말한다면
A: 제 생각에 지금 선수 활동을 하는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그럴 틈조차 없거든요. 저도 그랬고요.
은퇴하고 행복하려면 지금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기에도 이미 그들은 누구보다 충실하게 하루를 살고 있을 거예요.
어쩌면 선수 시절의 저보다도 더.... 그런 아이들에게 섣부른 조언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다른 선수의 치팅 점프 때문에 손해보는 중에도 피해의식 전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