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울화가 치민다, 이런 초진상짓하고도 과태료가 고작 300만원이라니('PD수첩')
7,097 6
2025.01.12 23:30
7,097 6

‘PD수첩-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이미지 크게 보기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종종 나온 대사가 있다. '도덕이 없다', 요즘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도덕 없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공부 많이 하면, 잘하면 뭐하나. 도덕이 바닥인 것을. 상식적이지 않은 것을. 자기 이익을 쫓아 후안무치를 일삼는 사람들 중에 공부 빼어나게 잘 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리 공부 많이 했는데 왜 도덕이 없을까. 하나같이 너는 그저 학업에만 열중하라며 도덕 교육을 등한시해서 그렇다.

위기가 아닌 분야가 없다지만 교육 현장 또한 위기다. 무서운 것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 힘 있다 싶은 정·경제 유력 인사들, 또 잘나가는 연예인 자녀들조차 일찌감치 해외로 빠질 생각들을 한다. 공교육을 못 믿겠으니 어떻게든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하고 사립학교 추첨에서 떨어지면 국제학교를 보내고.

이미지 크게 보기

지난 11월 5일에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는 제목으로 전주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여섯 차례나 바뀐 초유의 사태를 다뤘다. 한 번도 당황스러울 텐데 여섯 번이나 바뀌었다니. '저마다 사정이 있겠으나 그래도 선생님들이 책임감이 없는 게 아니야?' 이런 생각을 혼자 했다. 문제가 일어난 해당 학교 학부모들도 같은 마음이었단다. 하지만 왜 선생님들이 그만두는지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에는 다들 이해를 했다. 발단은 두 학부모의 민원이다. 올해에만 각기 113회, 61회 전화를 해서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신고를 하겠다고 항의를 하거나, 자신의 아이를 방치했다고 주장을 하거나, 심지어 생활기록부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녹취록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담임은 물론이고 기간제 교사조차 구할 수 없게 되었다. 담임이 없더라도 수업은 해야 하니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수업에 들어갈 수밖에. 그러면 당연히 다른 학년, 다른 학급 수업에도 차질이 생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겠는가. 바로 아이들이다.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했다는 해당 학교 교사 4인의 주장을 인정했다. 서면으로 사과하고 교육을 이수하라고 권했는데 미시행시 과태료가 최고 300만 원이란다. 듣기만 해도 울화가 치미는 일이다. <PD수첩> 제작진이 문제의 학부모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제작진이 존경스러웠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상대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을 수 있는지. 막무가내 발언을 초연히 받아줄 수 있는지. 한편으로는 교양 PD가 극한직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지 크게 보기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조명가게>에도 그런 엄마가 나온다. 내 자식 위한답시고 남의 자식을 해치기를 서슴지 않는 엄마. 아마 주변 사람들은 까맣게 모를 게다. 평소에는 말짱한 얼굴을 하고 있을 테니까. 해당 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 이하 여러 교사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다. 방송 후에 네티즌들이 두 학부모의 신상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 않나. 서이초등학교 사건을 주도한 학부모들은 왜 아직도 오리무중일까?

 

서이초 교사의 비극적인 사건 이후 교권 보호를 위한 교권 5법이 개정되었으나, 여전히 교사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내가 겪었던 과거 선생님들, 또 내 아이들의 선생님들. 솔직히 예전에는 입이 거칠고 차별이 일상다반사인, 영화 <친구>에서 김광규가 연기한, 폭력적인 교사들이 허다했다. 세월이 흐르는 사이 폭력적인 교사는 옛말이 되었지만 교육의 질이 낮아졌다. 교사들이 극성스러운 민원을 피하려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단다.

이미지 크게 보기

지난해 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할 때 학원 폭력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딸에게 주의를 줬다. 왜냐하면 2023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딸, 당시 3학년이 2학년 후배를 화장실로 데려가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딸이 설마 그렇겠느냐 했는데 실제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단다. 학년이 올라가면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될 수도 있는데 어쩌지?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내 아이가 혹시 감정을 자제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건 아닌지, 왕따를 주도하는 건 아닌지, 예의 주시해야 옳지 않을까?

무엇보다 우선 도덕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러나 지금 같은 구조, 분위기 속에서는 교사들이 도덕 교육에 적극적일 수가 없다. 내가 망가지면서까지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라? 옳지 않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제대로 된 법안이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그걸 악용하는 교사가 있어서는 아니 되겠지만. 그런데 폭풍 속 정국에 어느 누가 초등학교 교육에 신경을 쓰겠나. 답답한 노릇이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MBC]

 

https://v.daum.net/v/20250110164354326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넷플릭스x더쿠 팬이벤트🎬] 2025년 가장 미친 (positive) 스릴러, <악연> 시사회 1 03.21 29,38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384,24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967,68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300,2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250,51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21.08.23 6,461,21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422,59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20.05.17 6,096,53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20.04.30 6,445,2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416,35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64040 이슈 모 커뮤니티 회원이 울분에 차서 쓰는 글.theqoo 2 18:38 750
2664039 이슈 자녀를 직접 학교에 보내겠다는 학부모들도 나온다. 한 의대생 학부모는 수험생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화요일부터 아이를 학교에 보낼 예정"이라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강의실 들어가는 것까지 볼 생각"이라고 썼다.gisa 34 18:33 1,454
2664038 이슈 오늘 막콘에서 울컥한 NCT WISH 엔시티 위시 리더 시온.. 3 18:32 482
2664037 기사/뉴스 [속보] 崔대행 "산불 재난사태 3개 시·도에 특별교부세 긴급지원" 18:30 187
2664036 이슈 <요정재형> 방탄소년단 제이홉 편 | 하나둘씩 전역하는 BTS 멤버들...... 홉아.. 계획이 ㄷㅏ 있는 거지 그렇지!?!??? 8 18:28 889
2664035 이슈 보아 스미니 달고 다니는 엔시티 위시 멤버 9 18:25 1,476
2664034 이슈 과거 비상선언이 역바이럴 당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던 김도훈 영화평론가 3 18:25 1,414
2664033 이슈 오늘 음악방송 도중 구두 날아간 걸그룹 멤버.gif 3 18:25 1,817
2664032 이슈 팬들 사이에서 반응 좋은 트와이스 미나 new 헤어스타일 26 18:25 2,642
2664031 기사/뉴스 法으론 제동 걸린 뉴진스 ‘NJZ 굿즈’ 풀 세트가 80만원? 21 18:24 1,891
2664030 이슈 [KBO] 낭만 미쳤다고 반응 난리난 외국인 용병 젠더리빌 파티.twt 8 18:24 2,317
2664029 이슈 아이폰16프로 로 찍은 스테이씨 BEBE 릴댄 1 18:24 417
2664028 이슈 오랜만의 팬싸에서 꽤나 무리하신 데이식스 도운ㅋㅋㅋㅋㅋ 3 18:23 656
2664027 이슈 고민시 드레스 1111 vs 2222 뭐가 더 이쁨? 46 18:19 1,714
2664026 기사/뉴스 [속보] 홍준표 "尹대통령 내란 혐의, 본안 재판서 당연히 공소 기각" 22 18:19 1,811
2664025 이슈 스타쉽 신인남돌 데뷔스플랜 1st 〈NewKids7〉: 베네핏 스테이지 「ImPerfect」 (TOP7 외 복면 쓰고 백업댄서..) 11 18:19 294
2664024 이슈 ???: 3월에 인천 문학 날씨 어때? ㄴ존나추워제발 18 18:18 2,610
2664023 이슈 한드, 미드, 중드, 일드 특징 18 18:15 2,575
2664022 이슈 [KBO] 2025.03.23 트랙맨 오늘의 150km 클럽(개인 최고, 광주 제외)/오늘의 170km 클럽(인플레이 발사각 8도 이상, 광주 제외) 12 18:15 965
2664021 유머 고양이가 신기한 이유 2 18:14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