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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울화가 치민다, 이런 초진상짓하고도 과태료가 고작 300만원이라니('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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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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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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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종종 나온 대사가 있다. '도덕이 없다', 요즘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도덕 없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공부 많이 하면, 잘하면 뭐하나. 도덕이 바닥인 것을. 상식적이지 않은 것을. 자기 이익을 쫓아 후안무치를 일삼는 사람들 중에 공부 빼어나게 잘 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리 공부 많이 했는데 왜 도덕이 없을까. 하나같이 너는 그저 학업에만 열중하라며 도덕 교육을 등한시해서 그렇다.

위기가 아닌 분야가 없다지만 교육 현장 또한 위기다. 무서운 것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 힘 있다 싶은 정·경제 유력 인사들, 또 잘나가는 연예인 자녀들조차 일찌감치 해외로 빠질 생각들을 한다. 공교육을 못 믿겠으니 어떻게든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하고 사립학교 추첨에서 떨어지면 국제학교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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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일에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아무도 그 학부모를 막을 수 없다'는 제목으로 전주 소재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가 여섯 차례나 바뀐 초유의 사태를 다뤘다. 한 번도 당황스러울 텐데 여섯 번이나 바뀌었다니. '저마다 사정이 있겠으나 그래도 선생님들이 책임감이 없는 게 아니야?' 이런 생각을 혼자 했다. 문제가 일어난 해당 학교 학부모들도 같은 마음이었단다. 하지만 왜 선생님들이 그만두는지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에는 다들 이해를 했다. 발단은 두 학부모의 민원이다. 올해에만 각기 113회, 61회 전화를 해서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신고를 하겠다고 항의를 하거나, 자신의 아이를 방치했다고 주장을 하거나, 심지어 생활기록부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녹취록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담임은 물론이고 기간제 교사조차 구할 수 없게 되었다. 담임이 없더라도 수업은 해야 하니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수업에 들어갈 수밖에. 그러면 당연히 다른 학년, 다른 학급 수업에도 차질이 생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겠는가. 바로 아이들이다.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했다는 해당 학교 교사 4인의 주장을 인정했다. 서면으로 사과하고 교육을 이수하라고 권했는데 미시행시 과태료가 최고 300만 원이란다. 듣기만 해도 울화가 치미는 일이다. <PD수첩> 제작진이 문제의 학부모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제작진이 존경스러웠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상대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을 수 있는지. 막무가내 발언을 초연히 받아줄 수 있는지. 한편으로는 교양 PD가 극한직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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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조명가게>에도 그런 엄마가 나온다. 내 자식 위한답시고 남의 자식을 해치기를 서슴지 않는 엄마. 아마 주변 사람들은 까맣게 모를 게다. 평소에는 말짱한 얼굴을 하고 있을 테니까. 해당 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 이하 여러 교사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다. 방송 후에 네티즌들이 두 학부모의 신상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 않나. 서이초등학교 사건을 주도한 학부모들은 왜 아직도 오리무중일까?

 

서이초 교사의 비극적인 사건 이후 교권 보호를 위한 교권 5법이 개정되었으나, 여전히 교사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내가 겪었던 과거 선생님들, 또 내 아이들의 선생님들. 솔직히 예전에는 입이 거칠고 차별이 일상다반사인, 영화 <친구>에서 김광규가 연기한, 폭력적인 교사들이 허다했다. 세월이 흐르는 사이 폭력적인 교사는 옛말이 되었지만 교육의 질이 낮아졌다. 교사들이 극성스러운 민원을 피하려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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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할 때 학원 폭력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딸에게 주의를 줬다. 왜냐하면 2023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딸, 당시 3학년이 2학년 후배를 화장실로 데려가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딸이 설마 그렇겠느냐 했는데 실제로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단다. 학년이 올라가면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될 수도 있는데 어쩌지? 이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내 아이가 혹시 감정을 자제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건 아닌지, 왕따를 주도하는 건 아닌지, 예의 주시해야 옳지 않을까?

무엇보다 우선 도덕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러나 지금 같은 구조, 분위기 속에서는 교사들이 도덕 교육에 적극적일 수가 없다. 내가 망가지면서까지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라? 옳지 않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제대로 된 법안이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그걸 악용하는 교사가 있어서는 아니 되겠지만. 그런데 폭풍 속 정국에 어느 누가 초등학교 교육에 신경을 쓰겠나. 답답한 노릇이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MBC]

 

https://v.daum.net/v/2025011016435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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