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톨릭 성인이 빈민자, 요리사, 코메디언의 수호성인이 된 이유
오늘의 주인공은 성 라우렌시오...
이 양반은 빈민자, 요리사, 코메디언의 수호성인이다.
빈민자와 요리사와 코메디언? 딱히 공통점이 없어보이는데 그가 왜 빈민자와 요리사와 코메디언의 수호성인이 되었을까?
여기에는 감동적이고도 어떻게 보면 무시무시한 썰이 있다.
때는 3세기... 로마에서 기독교는 불법 사교도로 박해받고 있었고
때문에 교회는 감시를 피해 지하묘지나 창고에 숨어서 미사를 지내고 했다
이때 교황이던 식스토 2세와 4명의 부제(사제 아래 등급)가 지하묘지에서 미사 중 습격당해 체포되는데.
이때 체포된 부제 중 한명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라우렌시오다.
당시에는 기독교도를 처형하고 교회의 재산을 몰수하는게 관례였다.
왜냐면 초기 기독교는 땅과 재산을 팔아 공동으로 소유하고 필요에 따라 나누어주는 기독교 공동체 생활을했기 때문에 교회에 재산이 모여있었기 때문.
'믿는 사람들은 다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서로 나누어 쓰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 각자의 필요에 따라 나누어 주었다' (사도행전 2:44~2:47)
??? : I like it~❤️
교황과 세 부제를 처형한 후, 집정관은 라우렌시오를 살려주며 재산을 정리해 국가에 넘길것을 명령한다.
라우렌시오가 교회의 재산을 관리했었던 부제였기 때문이다.
집정관 : 일단 살려는 드릴게.. 교회 재산 정리해서 넘겨
라우렌시오 : 넹. 근데 우리 재산 많아서 3일 정도 필요함
집정관 : OK. 3일 후에 찾아옴.
3일간의 유예 기간을 얻은 라우렌시오.
후다닥 교회로 달려간 라우렌시오는 교회의 재산을 탈탈 털어 빈민자와 거지, 장애인, 과부 등 취약계층들에게 다 나눠줘버린다.
(3일 후..)
집정관 : 똑똑똑. 돈 받으러 왔습니다~
라우렌시오 : 재산이요? 님 눈 앞에 있는데?
집정관 : ...? 거지들 장애인들 병자들 밖에 없는데?
라우렌시오는 빈민과 장애인들, 거지들을 가리키며
'이 사람들이 우리 교회의 보물입니다. 교회는 당신들보다 부유하며 황제보다 부유하다.'라고 말한다
성 라우렌시오(AD225~258) '빈민자'의 수호성인
개빡친 집정관.....
라우렌시오를 일반적인 처형이 아닌 '석쇠형'에 처하는데
고기 굽듯이 그릴에 올려서 서서히 굽는 잔인한 처형이다..
로마의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달궈진 석쇠에 올라가 구워지는 라우렌시오.
성 라우렌시오(AD225~258) '요리사'의(...) 수호성인
처형당하던 도중, 라우렌시오는 참관하던 로마 황제에게 유쾌한 목소리로
"이제 한쪽이 잘 구워졌으니 반대쪽도 잘 구워서 드시오" 라며 죽기 전 농담을 외친다.
성 라우렌시오(AD225~258) '코메디언'의 수호성인
이렇게 빈민자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며 빈민자,
석쇠에 구워지며 요리사,
죽기 전 뒤집으라는 농담을 남겨 코메디언의 수호성인이 된 라우렌시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사서, 소방관 등 불을 조심해야 하는 직군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라우렌시오를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엔 석쇠를 상징으로 들고 있으며
로마에 가면 그가 처형당했다는 석쇠가 성유물로 보관된 성당도 있다.
'재물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 교회의 보물'이라는 신학적으로 의미 있는 말을(후대에 전혀 지켜지지 않은...) 남긴 인물 중 하나인 라우렌시오.
요리사의 수호성인이라는 어찌보면 너무할 수도 있는 네이밍은
끔찍한 형벌을 받았지만 죽기 전까지 유머와 용기를 잃지 않았던 라우렌시오를 기리는 경의의 의미를 담은 일종의 블랙조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