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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학창 시절에 들었던 추억의 노래를 다시 찾아 듣는 사람이 많다. 옛날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노래 범람의 시기다. 유명 음원 사이트엔 하루에도 수십 곡 이상이 발매된다. 그런데 그 중 손이 가는 노래는 몇 개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노래를 시도하기보다는 이전에 들었던 노래를 반복해 듣는 사람이 많다. 스카이넷 앤드 에버트(skynetandebert.com)라는 음악 연구 사이트를 운영하는 아제이 칼리아(Ajay Kalia)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Spotify)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 때는 새로 나온 유행가를 많이 듣지만, 20대 후반이 되면 서서히 그 비율이 줄어들고, 30대 초반부터는 유행에서 벗어난 과거 노래를 선호하며 새롭게 접하는 아티스트의 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나이가 든 후 10~20대 초반에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과거 기억이 다시 떠오르며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옛날에 즐겨 들었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에너지를 얻는다"며 "과거에 들었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다"고 말했다.
10~20대 초반은 자아뿐 아니라 '취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들었던 노래가 인생 전반을 걸쳐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되는 이유다. 경제학자 세스 스티븐스는 중·고등학생 때 들었던 음악이 평생의 음악적 취향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가 1960~2000년까지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모든 노래를 분석한 결과, 음악적 취향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는 남성의 경우 13~16세, 여성은 11~14세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 초반에 들었던 노래가 음악적 취향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은 10대 때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 그쳤다.
나이가 들수록 자극 추구 성향이 약해져 새로운 노래보다 이전에 들어서 좋았던 노래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도 원인이다. 중장년기에 들어서면 새로운 자극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새로운 자극을 소화하려면 뇌세포가 자극에 반응해야 하는데, 중장년기에는 이미 뇌가 완성된 상태여서 발달하지 않은 부분을 새로 개척하기 힘들다. 이미 이뤄놓은 게 많은 상태에서 굳이 새로운 노래 취향을 찾겠다며 굳이 방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곽금주 교수는 "나이가 들어 중장년기에 도달하면 직장 내 자신의 위치가 공고해지고, 2세를 양육하는 등 생산감이 높아지는 시기를 맞게 된다"며 "이 시기는 방황을 멈추고 자극보다는 편안함을 찾기 위해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듣게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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