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참혹한 현장 계속 떠올라”…소방대원들 트라우마 호소
4,966 27
2025.01.09 09:49
4,966 27

전남소방본부 소속 상담사 A씨는 사고 수습기간 긴급구조 통제단원으로 무안공항과 사고현장에 머무르며 현장 수습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호소하는 소방관들의 상담을 주로 진행했다.


A씨는 현장에서 만난 소방대원들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PTSD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추정이다.

A씨는 “화재 진화 직후 투입된 구조·구급대원들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현실감각을 잃은 듯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소방대원들의 초점 없는 눈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현실에 짓눌린 모습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A씨 역시 인력 충원을 위해 갈대밭을 살피는 작업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어린이의 유품을 발견했을 때의 안타까움은 잊지 못한다.


A씨는 “그날 이후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수습 당시의 상황이 자꾸 떠올라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 결과, 소방관들은 비행장 한복판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과 맞서는 것도 힘겨웠지만, 가장 버티기 힘들었던 것은 참혹한 현장이었다.


이들은 갈대밭을 샅샅이 살피며 희생자들 훼손된 시신과 유류품을 수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소방관들이 두 눈으로 바라본 현장의 참혹함과 냄새,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됐다고 한다. A씨는 “평소에도 구조·구급대원들은 다른 직군에 비해 참혹한 환경에 노출돼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적은 처음이라,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주검을 목격해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과 가까워 즉각 투입됐던 무안·함평·영광·목포·영암 등의 소방대원들과 전남소방본부 구급·구조대원들은 PTSD의 정도가 더욱 심했다.


희생자들의 훼손된 시신을 수습했던 소방대원들은 현장에서 복귀하고 나서도 들것(간이침대)만 봐도 당시 상황이 떠오른다며 힘들어 했다. 불면증 때문에 일상 생활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고 현장을 떠올리며 악몽을 꾸거나 참사가 다시 발생한 것처럼 느끼는 ‘침습적 사고’도 동반됐다. 소방관 각자의 성격과 성별, 연차 등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담 내내 눈물을 보이거나 멍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원들은 심리상담에서 “이렇게 괴로운데 정말 나아질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PTSD를 호소하면서도 소방대원들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A씨는 “소방대원들은 상담받는 내내 힘들어하면서도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그 일을 다시 하겠다고 다짐했다”며 “본인이 (현장에) 가지 않으면 다른 동료들의 몫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http://m.kwangju.co.kr/article.php?aid=1736335200778662006

목록 스크랩 (0)
댓글 2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마비💙] 예민하고 가려워 고통받는 피부! 긁건성엔 극강로션🚨 더마비 세라엠디 리페어 로션 체험 이벤트 440 01.23 21,92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626,94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976,8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487,71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117,39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2 21.08.23 5,911,43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879,82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2 20.05.17 5,482,48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911,32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770,77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31159 기사/뉴스 이번 연휴 기간 인천공항 여객 예측치.gisa 9 10:55 2,328
331158 기사/뉴스 이제야 공개된 계엄선포문 “지역은 전국, 계엄사령관은 박안수”…김용현 작성, 헌재 증거 채택 30 10:54 1,752
331157 기사/뉴스 "선방위, 내란옹호위로 만드나… 차라리 해체하라" 11 10:34 2,156
331156 기사/뉴스 아이 공개 후 불륜했는데…♥강경준 품은 장신영, 또 아들 방송 노출 '비난' [엑's 이슈] 145 10:28 16,718
331155 기사/뉴스 "멕시코, 미국이 추방한 이민자들 태운 군 수송기 착륙 거부" 2 10:21 2,304
331154 기사/뉴스 "세상에 이런 그림은 없다"…원우·민규, 우주의 투샷 (디아이콘) 1 10:17 881
331153 기사/뉴스 '애국보수'가 이래도 돼? '尹 옹호' 김흥국, 음주-뺑소니 이어 무면허운전 적발 27 10:16 1,605
331152 기사/뉴스 검찰, 尹 구속기간 연장 재신청…또 불허되면 구속기소할 듯 26 10:10 1,388
331151 기사/뉴스 앨범 중복 구매 조장 K팝 상술에 상처받는 팬심 10 10:06 2,127
331150 기사/뉴스 홍준표 “이재명 명 받들더니 꼴좋다…검찰 수사권도 폐지해야” 37 09:57 3,056
331149 기사/뉴스 유니버스리그 데뷔조 '아홉(AHOF)' 8 09:55 958
331148 기사/뉴스 트럼프, 허리케인 피해 지역서 “재난관리청 없앨 것” 선언 7 09:53 2,238
331147 기사/뉴스 미 법원, 의회폭동 주범에 ‘워싱턴 DC 출입금지’ 명령 4 09:51 1,252
331146 기사/뉴스 [단독] 유니클로, 대구 최대 규모로 동성로로 돌아온다…‘동성로 르네상스’ 효과 나타나나 30 09:51 1,648
331145 기사/뉴스 추장군이 설명해주는 헌법재판중에 윤석열이 웃은 이유+군인들이 계엄 항명할 줄 알았다고 하는 이유 14 09:51 3,809
331144 기사/뉴스 아스팔트 극우 청년은 어떻게 탄생했나 16 09:48 1,994
331143 기사/뉴스 '편스토랑' 김재중 "입양됐다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 고백에 최고 6.8% 8 09:48 2,110
331142 기사/뉴스 곽노현, ‘국정원 사찰’ 국가배상소송 패소…“소멸시효 지나” 2 09:45 735
331141 기사/뉴스 트럼프 "무제한적 낙태 권리 요구 중단시킬 것" 29 09:38 2,237
331140 기사/뉴스 '3번 이혼' 박영규, 의붓딸에 저격 당했다…♥25살 연하와 4혼인데 "초5때 처음 만나" ('불후') 3 09:35 3,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