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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들 하나는 있어야? 아니 딸이 최고" 이제 여아선호가 대세

무명의 더쿠 | 01-07 | 조회 수 37106

◇ "딸이 하나는 있어야지"


언젠가부터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여아선호사상'이 두드러졌다. 


한국리서치의 '2022 자녀·육아인식조사'를 살펴보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딸을 선호하는 시대 흐름을 객관적 지표로 알 수 있다. 남자와 여자 모두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55%,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31% 수준에 그쳤다. 심지어 보수적 가족관을 지닌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이제는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응답(43%)보다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응답(70%)이 더 높았다.


딸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먼저 양육의 즐거움과 정서적 교감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트렌드모니터의 '[동상이몽] 아들 vs 딸에 대한 기혼자의 인식 평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들을 키우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에는 16.9%가 동의했고, '딸을 키우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에는 무려 70.8%가 동의했다. 이는 딸이 아들보다 키우는 재미를 더 많이 준다고 여겨지는 동시에, 양육에 대한 부담감 역시 딸이 더 적다고 느끼는 경향과 연결된다. 같은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아들 양육에 대해 '어려움이 많은 편'이라는 의견은 49%로 절반을 차지했고,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 20%였다. 반면 딸의 양육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은 37.9%, '어려움이 없다'는 의견은 27.8%로 아들과 딸의 '양육의 난이도'에 인식 차이는 상당했다.


유대감 역시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딸과의 교류가 좀 더 밀접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아들, 딸과의 정서적 교류 수준이 높다는 의견은 각각 62.5%, 69.4%로 근소하지만 딸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좀 더 강하다는 인식이 존재했다.  



◇ "부모님 보약 지어주는 자식들 90%는 딸이랍니다"


딸이 부모를 더 잘 보살펴 줄 거란 기대도 있다. 딸과의 유대감이 노후에 중요한 '정서적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는 것이다. 같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딸보다는 아들에게 효도를 받을 것 같다'는 아들 유자녀 부모는 8%에 머물렀지만, 딸을 가진 부모는 무려 58.3%가 '아들보다 딸에게 효도 받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한양대 임상간호대학원 김다미 씨 석사 논문 '재가 치매 노인 가족 주 부양자의 돌봄 행위 영향 요인'을 살펴보면 치매 노인을 주로 돌보는 가족은 여성이 82.4%, 남성이 17.6%로 5배에 달했다. 


이경제 한의사가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 모시고 보약 지으러 온 자식들 90퍼센트가 딸"이라고. 딸이 '평생보험'이라는 말이 부모들 사이에서 괜히 나온 건 아니다. 


이렇다 보니 노후에 대한 전통적인 대책으로서 아들이 갖는 상대적인 우위가 약해졌다. 이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도 연관된다. 아버지-남편-아들에게 의존하는 일명 '삼종지도'의 현상이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이전보다 딸에 대한 선호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다.


한양대 석사연구논문 '자녀 성선호의 변화와 원인:성 평등의 결과인가?'에서 저자 서지연 씨는 "실제 한국의 남성 고용률 및 임금 대비 여성고용률 및 임금은 꾸준히 증가해 여성의 상대적인 경제적 지위는 적어도 과거보다는 개선됐다. 이러한 변화가 남아선호 경향을 감소시키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경제적 부담도 덜 하죠"


"아직은 집을 장만해 줘야 처가에 면이 선다고 생각하죠." 


14살 딸은 키우는 박영선(가명) 씨는 딸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 부담이 덜어진 것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딸보다 아들이 가방끈이 좀 더 길어야 한다는 점과 결혼 시 집을 해와야 한다는 통념이 잔재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2020년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의 'Transition of Son Preference: Evidence From South Korea' 논문을 살펴보면 성별에 따른 교육비 지출 격차는 상당히 줄어들고 있지만 아들에게 사교육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시사한다. 


아울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를 살펴봤더니, 남성은 평균 1억 3700만원을 결혼 자금으로 쓸 의향이 있고, 여성은 6700만원이라고 답해 거의 두 배 차이가 났다. 



◇ "너도 나도 딸바보!"


"딸은 태어났을 때 안으니까 남자애랑 다르게 확 안기더라고요.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지난해 딸을 낳은 배우 송중기는 본인의 영화 개봉을 앞둔 지난달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방송에서 너도나도 딸바보의 모습을 보이는 아빠들의 모습은 어느덧 당연하게 또 유행처럼 돼 버렸다. 부모들에게 딸이 아들보다 사랑스럽고 예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건 미디어의 영향도 절대 적지 않다. 


딸이 절대적으로 좋다는 건 없다. 아들이 좋은 이유도 수만가지 아니, 수백만가지일 터. 단지 '대를 이을 아들이 필수'라는 꼬장꼬장한 고정관념이 희석됐다는 게 긍정적 영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가 쏠리는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되풀이된다. 때문에 성별에 따라 안겨지는 책임과 부담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남아선호사상도 사회에 부작용을 초래한 것처럼 여아선호사상도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다. 수많은 국가에서 성비 균형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사회 결혼규범이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는 "앞으로는 특정 성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자녀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과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한 바 있다.


https://v.daum.net/v/2025010711174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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