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도깅(다소 외설적인 의미의 은어로도 사용된다)이 어리석거나 심지어 허무주의적인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유행 속에서 우리가 디지털 기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몇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이제는 사람들이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시도해보는 ‘챌린지’가 정도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현재에 집중하고 마음챙김을 하는 것은 건강과 웰빙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불안과 우울증, 혈압을 낮추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신체적, 정신적 웰빙에 해가 될 수 있다. 수면 습관부터 근골격계 건강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바로 전자기기 전원을 끄고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아야 하는 이유다.
세간의 화제가 되는 ‘챌린지’가 그러하듯, 로우 도깅에도 우려는 따른다. 의료 전문가들은 장거리 비행 중 물을 마시거나 움직이거나 심지어 화장실 사용까지 피하는 극단적인 행위는 목숨을 위태롭게 할 만큼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여행의 본질을 생각했을 때 외부 자극을 차단한다는 것은 직관과 상충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상에서도 여행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디지털 디톡스’가 있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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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마와 소예르 여행을 통해 점점 더 산만해지는 세상에서 현재에 충실하는 것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여행할 때 온라인에 있는 추천 정보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현지인의 추천에만 귀를 기울이면서, 여행의 핵심인 즉흥성과 연결의 즐거움을 재발견하게 됐다. 물론 스마트폰은 편리한 여행의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따라 길을 걷거나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거나 새로운 동네를 헤매다가 길을 잃는 것과 같은 소박한 즐거움을 방해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가방속 휴대전화의 전원을 켜고 싶은 충동을 이겨냈다. 노트를 꺼내어, 현지 주민들과 나눈 대화가 나를 이끌고 간 곳들을 기록했다. 이 추억은 훗날 내가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마우스를 내려가며 얻는 그 어떤 정보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jd5m9883g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