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두 누이 잃고 ‘44번 텐트’서 눈물 편지…“추워도 발을 뗄 수 없네요”

무명의 더쿠 | 01-03 | 조회 수 3985
제주항공 참사 유족 된 임의진 목사
세월호 희생자 위해 전시회 자주 열어


“사랑 있는 곳, 정의 있는 곳, 평화 있는 곳, 눈물 있는 곳, 그곳에 주님 계시도다.”

세밑 저녁, 시인이자 화가인 임의진(56)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기자는 깜짝 놀랐다. 제주항공 참사로 누나 부부와 여동생까지 3명의 가족을 떠나보냈다는 슬픈 소식이었다. “잠시 남쪽 나라로 겨울 휴가를 다녀온다던 사랑하는 손위 누이… 간호사 막내 여동생을 한꺼번에 잃었다.” 임 목사는 처음엔 “비행기 맨 뒷좌석이라 살 줄만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 슬픔을 내가 겪지 누가 겪게 할까, 십자가 사건 속에 깃들어 이곳 무안공항에서 ‘유족으로 함께 머무는 시간’이다.”

1일 아침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 2층 대합실. 제주항공 참사 유족을 위해 마련된 텐트형 임시 쉼터에서 임 목사를 만났다. ‘44번 텐트방’이었다.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손을 잡았다. 맑은 얼굴에 언뜻 눈물이 비쳤다. 그는 “4 자가 겹쳤다고 (다른 사람들이) 꺼려서 그냥 제가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작은 텐트 안을 ‘기도의 집 44’로 이름 붙였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려는 공항의 44번 쉼터. 며칠간 내 암굴, 기도와 명상의 집. 내가 들어간다니 곁에서들 이상하게 쳐다봤다. 일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있으려 한다.”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 2층 대합실 텐트형 임시 쉼터 44번 방. 임의진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 2층 대합실 텐트형 임시 쉼터 44번 방


사회적 참사로 슬퍼하던 유족들을 위로하며 살아온 그는 지금 ‘유족’이 됐다. 전남 강진 ‘남녘교회’에서 10년 동안 담임목사를 했던 그는 광주 대안공간 메이홀 관장을 맡아 5·18 항쟁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는 그림 전시회와 음악회를 자주 열었다. 임 목사는 이날 “세월호 유족들이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어린 딸을 잃은 10년의 세월을 찍어 ‘바람의 세월’이라는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한 문종택씨가 밤새도록 곁을 지켰다.



https://naver.me/FV7VTxPy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4
목록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URL 복사 버튼
리플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더샘🧡] 차분함에 생기 한 방울! 드뮤어 · 뉴트럴 · 뮤트 · 모카무스 · 미지근 · 멀멀 컬러 등장 ✨젤리 블러셔 5컬러✨ 체험 이벤트 464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5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4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5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속보] 美재무부, 北이 가상화폐 세탁에 사용한 소프트웨어 제재 해제
    • 23:46
    • 조회 160
    • 기사/뉴스
    2
    • ‘신서유기’ 스핀오프인데…나영석 ‘케냐 간 세끼’ tvN 아닌 넷플릭스行
    • 23:45
    • 조회 592
    • 기사/뉴스
    9
    • 조보아, 결혼 후 복귀 미뤄졌다…김수현 '넉오프' 보류 최대피해자 [Oh!쎈 이슈]
    • 23:31
    • 조회 940
    • 기사/뉴스
    5
    • [속보]대구 서구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대응 1단계 발령
    • 23:26
    • 조회 1383
    • 기사/뉴스
    12
    • 장신영, 친정 부모님과 합가…父, 강경준에 호통 “정신 안 차려?!” (편스토랑)
    • 23:16
    • 조회 3779
    • 기사/뉴스
    13
    • 이륙 지연 항공기서 열린 피자 파티...통큰 승객에 분위기 반전
    • 23:12
    • 조회 3774
    • 기사/뉴스
    10
    • 김성훈, 김건희 여사에게 "영장 다 막겠다"‥윤 대통령 '핵심 공범'
    • 23:09
    • 조회 989
    • 기사/뉴스
    13
    • BYC, 가수 겸 배우 ‘츄(CHUU)’ 전속모델 발탁
    • 23:05
    • 조회 1678
    • 기사/뉴스
    9
    • 美 국무부 “고려아연 상황 주시…한국 정부와 논의”
    • 22:57
    • 조회 1412
    • 기사/뉴스
    2
    • 김성훈 경호차장 구속영장 기각…대통령실 비화폰 등 내란 수사 난항
    • 22:47
    • 조회 926
    • 기사/뉴스
    10
    • 김성훈 경호차장, 구속 피했다…법원 "증거인멸 염려 소명 부족"
    • 22:45
    • 조회 915
    • 기사/뉴스
    14
    • [단독] 김성훈 영장심사에 '검찰 없었다'…법조계도 "이해불가"(4시간 전 기사)
    • 22:44
    • 조회 1291
    • 기사/뉴스
    12
    • 언론이 전한길 '받아쓰기' 보도 멈춰야 하는 이유
    • 22:36
    • 조회 1328
    • 기사/뉴스
    5
    • 서울서부지법 허준서 영장전담 판사는 오늘(2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범죄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다투어 볼 여지가 있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 22:27
    • 조회 8463
    • 기사/뉴스
    251
    • 허 판사는 범죄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다투어 볼 여지가 있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 22:26
    • 조회 1254
    • 기사/뉴스
    13
    • [속보] '尹 체포방해'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기각..."도망 염려 보기 어려워"
    • 22:22
    • 조회 12347
    • 기사/뉴스
    504
    • "미스 아메리카를 가두다니"…'과속' 여대생 머그샷에 美 들썩
    • 22:19
    • 조회 3285
    • 기사/뉴스
    5
    • 서울 첫 `의대생 복귀` 고려대·연세대 자정 종료…결과 비공개
    • 22:12
    • 조회 1401
    • 기사/뉴스
    6
    • 연세의대 재적생 절반가량 복귀…"마감 앞두고 막판 고민하는듯"(종합2보)
    • 22:02
    • 조회 1320
    • 기사/뉴스
    5
    • ‘언더피프틴’ 제작진 “참가자들 충격과 상처 안타까워…노력 기울일 것” [전문]
    • 21:51
    • 조회 22549
    • 기사/뉴스
    269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