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해외여행도 제대로 못 간 이 사장까지 해서 이번엔 8명 완전체가 태국 간다고 겁나게 좋아했는디 이리 되니 우짜쓰까….”
2일 오전 전남 목포 산정동 인근. ‘북항’으로 통하는 이곳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조선업체, 빵집, 사진관, 금은방 등을 운영하던 ‘북항 계모임’ 회원 8명이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한날한시 세상을 떠나면서 ‘줄초상’이 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이 일대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토박이다. 이번 여행은 특별히 과거 단체 해외여행에 불참했던 조선업체 사장 이모(61) 씨가 동참하면서 태국여행을 기획했다고 한다.
이번 해외여행에 처음 함께한 이 씨는 마지막으로 신원 확인이 된 5명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이 씨가 운영하고 있는 조선업체에서 만난 직원들은 그를 ‘최고의 사장님’으로 기억했다. 24세에 이 씨를 처음 만나 함께 일하고 있다는 A(60) 씨는 “주변 조선업체 중엔 월급이 4개월씩 밀린 곳도 있는데, 이곳은 한 번도 밀린 적 없다”며 “사장님이 현장에 나와 배 만듦새를 꼼꼼히 보던 모습이 선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 씨 회사의 하청 일을 받고 있는 조모(44) 씨는 “연 매출 70억 원을 찍던 큰 회사라 하청을 받던 회사도 많은데, 이 회사들도 다 타격을 받을 것 같다”며 “배 수주 등 업무를 위해 제주도는 자주 다녀도 해외에는 나가지 않던 사람이 희한하게 이번 한 번 해외 갔다가 이렇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씨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서모(64) 씨는 레미콘 기사로 일했다. 북항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서 씨의 누나(66)는 “동생이 예전부터 친구들끼리 계모임을 한다며 밥을 먹고 다녔고, 식당으로 밥도 먹으러 왔다”며 “그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파 식당을 도저히 열지 못하겠더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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