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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OTT 연합' 급한데…해 넘긴 티빙·웨이브 합병

무명의 더쿠 | 01-02 | 조회 수 10156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해를 넘겼다. 오랜 기간 물밑 협상을 거쳐 작년 말부터는 공개적으로 합병 방침을 확인했음에도 여전히 전체 주주사 간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웨이브 경쟁력의 핵심인 '지상파 3사 연합'에 균열이 발생한 만큼, 티빙과 웨이브 최대주주인 CJ ENM과 SK스퀘어도 지지부진한 현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티빙과 웨이브의 '임원 겸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겸임은 주식 취득, 합병, 영업양수 등과 함께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대상 중 하나다. 이를 공정위가 승인하면 CJ ENM 측이 웨이브의 경영진을 선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국산 OTT 연합'의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지만, 이를 담아낼 플랫폼은 '넷플릭스 쏠림'이 심해졌다는 우려였다. 국내 사업자들이 기존의 구독자층과 자본력을 한데 모아 사업 효율성을 높이면 '국가대표 OTT'로서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다.


티빙·웨이브가 2023년 말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지만, 협상은 만 1년을 넘겨 2025년에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지난해 11월 콘텐츠웨이브(웨이브 운영사)가 전환사채(CB) 2500억원을 신주 발행하고 SK스퀘어(1500억원)와 CJ ENM(1000억원)에 배정, 분명한 합병 추진 의지를 과시했음에도 관련 주주들의 최종 합의 시점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빙의 지분 13.54%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의 침묵이 핵심 변수다. IPTV와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모그룹 KT로서는 티빙·웨이브 합병의 유불리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의 침체가 현실화했고, 이를 대비해 KT는 일찌감치 ENA 채널과 지니TV 등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을 육성했다. 그러나 CJ와 SK가 주도하는 단일 OTT 플랫폼 출범 시 KT는 '소수 주주'가 되고, 그간 공을 들여온 미디어·콘텐츠 시장 내 영향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통신업의 오랜 경쟁자인 SK와의 협력에 거부감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티빙·웨이브 합병안에 대해 KT가 줄곧 '윈윈할 방법을 찾겠다'고 고집하는 이유다.


CJ와 SK도 언제까지고 KT의 침묵을 기다릴 수는 없는 처지다. 지난해 11월 티빙의 주요 주주인 네이버(NAVER)가 멤버십 콘텐츠 혜택으로 티빙의 최대 경쟁자인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을 추가했고, 웨이브 주주인 SBS는 올해부터 앞으로 6년간 넷플릭스에 드라마·예능·교양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했다. CJ ENM이 임원 겸임 카드를 꺼내는 등 서두르는 배경이다.


공정위 승인 시 웨이브의 경영진을 CJ 측 인사로 채워 티빙·웨이브 합병 작업을 진척을 꾀하고, 간접적으로 KT의 결단을 압박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 관련 질문에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임원 겸임 심사도 수개월이 걸린다"며 "승인 전 KT를 포함한 양사 모든 주주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심사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135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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