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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성인방송 강요에 숨진 내 딸...법도 나라도 내 편 아냐" [그해 오늘]

무명의 더쿠 | 01-02 | 조회 수 49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24년 1월 2일, 30대 아내가 ‘남편이 성인방송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유서를 남기고 숨지자 유족 측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직 직업 군인 김모(38) 씨는 2023년 10월부터 12월까지 사생활을 개인 성인방송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등 아내 A씨를 6차례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2023년 10월 2차례 집에 감금됐고, 결국 2개월 뒤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A씨 아버지는 “김 씨가 딸에게 3년 동안 성인방송을 강요했고 거부하니 ‘아버지에게 알몸 사진을 보내겠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의혹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불기소이유서에 “A씨가 지인과 유족에게 성인방송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얘기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폭행 및 협박으로 성인방송 등을 하게 된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김 씨에 대해 감금과 협박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과정에서 A씨 아버지는 “김 씨가 성인방송 수입금으로 고급 차와 명품 옷, 운동화로 자신을 과시하고 다녔다”며 “저는 딸이 숨진 뒤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도 없고 직장도 그만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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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자택에 감금한 채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 30대 전직 군인이 지난해 2월 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송 수입에 의존하다가 이혼을 요구받자 협박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구속 당시 피고인이 성인방송과 음란물 촬영을 강요한 혐의를 받았지만, 결국엔 (해당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아 이 사건 판단에 반영할 수는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 아버지는 선고가 끝난 뒤 법원을 나와 주저앉아 오열하며 “7년도 부족하지만, 내 편인 줄 알았다. 법도 내 편이 아니고, 이 나라도 내 편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분을 삭이지 못한 그는 입던 옷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딸이) 마지막(으로) 아빠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한지 아느냐? ‘3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그만하려고 해. 이혼하기로 했어’(라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A씨 유족은 직접 발로 뛰어 추가 진술을 받고 법원에 ‘강요죄’를 인정해 달라고 재정신청도 넣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씨는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육군 상사였던 김 씨는 2011년부터 여성 알몸 사진 등 불법 촬영물을 98차례 올렸다가 강제 전역 조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혐의도 받았다.

이와 관련해 A씨 아버지는 한 매체를 통해 “(불법 촬영물 공유) 그걸 확실히 처리해 줬으면 이러한 결과가 없었을 건데 그게 군에 좀 강력히 항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916849?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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