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사고현장서 정보 소외… "귀동냥 취재, 오보 우려"
2,925 4
2025.01.01 18:54
2,925 4

사고 난 무안공항에 취재진 몰려있는데
'창구 일원화' 방침, 브리핑은 세종서만
기자들, 결국 유족 사연취재 등 매달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기자 수백 명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파견돼 며칠째 취재를 이어가는 가운데 재난 현장이 오히려 정보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고 관련 정기 브리핑이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에서 이뤄지고 정작 무안공항에서는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브리핑이 없는 건 취재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재난보도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무안공항에서 일주일은 머물 예정이라는 한 기자는 “유가족 대표가 오정보를 쓰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는데 조각조각 귀동냥으로 정보를 받아서 쓰는 형편”이라며 자칫 오보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5개 언론단체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4년 만든 재난보도준칙은 언론이 혼란과 불안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은 방재와 복구기능도 수행해야 하는데 잘못된 정보로 혼선을 일으키면 재난 수습이나 피해자 보호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희생자가 몇 명 남았는지 정보가 정작 재난 현장인 무안공항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12월30일 낮까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숨진 탑승객 179명 중 147명이었다. 그런데 밤사이 신원 확인자가 167명이라는 보도가 서울 지역에서 나오더니 이튿날 새벽에는 164명이라고 보도되기도 했다. 다른 언론이 이를 따라 쓰면서 미확인 정보가 떠돌 때 사용하는 “알려졌다”는 서술어 표현도 등장했다.

 

무안공항에 있던 기자들은 당혹스러워했고 특히 유가족은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정보가 퍼진 것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31일 오전 유가족은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현장에 있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제야 174명을 확인해 남은 미확인자는 5명이라고 밝혔다. 희생자 신원은 1일 모두 확인됐다.
 

무안공항에서는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항공청을 중심으로 제주항공과 소방, 경찰 등이 유가족을 상대로만 수시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기자들은 유족 사이에서 끼어들기 어려워 질문하지 못하는 상태다. 설명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낌새가 느껴지면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가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공식 브리핑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면서 유족들에게 설명해 주는데 브리핑에 공식이 있고 비공식이 있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착륙유도시설을 심은 콘크리트 벽이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고 현장에서 보도해도 국토부 반론과 브리핑은 세종에서 나온다”며 “현장에서 재반론할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검증 취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을 상대로 한 브리핑이 아예 없지는 않다. 탑승장이 있는 본건물에서 떨어진 관리동에서는 부산항공청이 지역 기자들을 상대로 1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회의실에서 백브리핑(부연설명)을 열고 있다. 국토부는 언론 창구가 세종으로 통일돼야 한다는 방침에 관리동에서는 이미 발표된 내용 이상의 새로운 설명은 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항공청은 사고 이튿날부터 관리동에서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브리핑을 열었는데 1일부터는 국토부 방침에 따라 오후에만 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이후 상황을 봐서 없앨 계획이다. 하지만 기자들은 재난 현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방송사 기자는 “언론 창구를 일원화할 것이라면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세종에서 브리핑은 국토부 편의를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취재가 없으니 유가족 사연 수집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도 취재했다는 한 기자는 “기자들이 유가족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잘라 쓰다 보니 틀린 사실도 있다”며 “유가족이 사연 취재를 싫어하는 것도 그래서”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담으면 모르겠지만 사례를 긁어모으는 방식을 반복하는 건 가치가 없다”며 “사연 취재는 우리도 힘들고 유족도 힘든데 오열하는 모습을 담는 스케치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고 말했다. 그는 함께 온 후배 기자에게 사고 이튿날 사연 취재를 중단시켰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몇 언론사는 사흘 동안 유가족을 수십 명씩 접촉하며 인터뷰를 계속해 시도하고 있다. 어떤 언론사는 단독 인터뷰를 지시하지 않거나 취재진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한편 다른 언론사는 유가족과 관계를 만들어 두라며 사연 취재를 강조하는 등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7/0000036927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토니모리X더쿠🖤 귀여움 한도 초과🎀 토니모리와 “마리”의 만남! 이게 “마리” 돼? 446 04.11 17,64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648,57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326,43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519,0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673,58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634,46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3 20.09.29 5,576,62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3 20.05.17 6,294,54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610,49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627,12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83974 이슈 초코맛 아이스크림 근본은 뭘까.jpg 7 06:14 222
2683973 이슈 8년 전 오늘 발매♬ 쿠라키 마이 '渡月橋 ~君 想ふ~' 3 05:45 119
2683972 정보 최근 유행한 "🍭루비쨩~💕🍦나니가스키~?" 주인공을 데뷔썰부터 알아보는 글.jpg 3 05:43 472
2683971 이슈 덱스가 누나들이랑 놀아서 사실 섭섭했다는 기안... 22 04:45 3,423
2683970 기사/뉴스 [속보] '광명 붕괴' 고립자 1명 구조 완료…사고 발생 13시간 여만 39 04:45 2,950
2683969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99편 1 04:44 553
2683968 이슈 [KBO] 야구팀이 아니라 쇼핑몰 창업하는거 아니냐고 말 나오는 야구팀 24 04:41 2,420
2683967 이슈 수지 브이로그 분위기...🫧 14 04:27 2,398
2683966 이슈 2년 전 오늘 발매♬ SixTONES 'ABARERO' 04:24 483
2683965 이슈 "아이들 어떡해!" 불 보자마자 각 반으로 흩어져 구출한 교사들, 냅다 안고 뛴 시민들 (현장영상) 14 04:22 2,482
2683964 이슈 스퀘어에 올라오는 글 중 덬들이 가장 관심있는 카테고리는? 28 04:19 1,144
2683963 이슈 뭔가 탐나는 쏟아진 커피........jpg 10 04:12 3,721
2683962 이슈 1회용품이 거의 없다는 유럽 맥도날드 ㄷㄷ 34 04:10 4,788
2683961 정보 모성사망비와 모성사망률은 다르다. 출산중 만명중에 한명 죽는 꼴 8 04:10 1,824
2683960 이슈 2025년 장마 예상기간 7 04:07 2,814
2683959 이슈 하루에도 몇번씩 먹는 피부노화의 주범.jpg 26 04:05 4,875
2683958 이슈 진짜 독특한데 생각보다 잘 안알려진 한국 관광지 20 04:02 3,240
2683957 이슈 너네는 PMS증후군 (생리전 증후군) 증상 뭐뭐있냐 ㅠㅠ 63 04:00 2,007
2683956 이슈 독립하면 점차 깨닫게되는 주방용품의 종점.jpg 22 03:59 4,447
2683955 이슈 nct 마크가 영지에게 롤렉스를 사줬던 이유 6 03:59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