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오마이뉴스_사는 이야기) 매일 아침 속보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4,244 33
2024.12.31 07:47
4,244 3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말 시국이 어수선하다. 비상계엄, 탄핵, 내란죄, 극악무도, 후안무치. 이런 단어들이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줄은 올초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올초 내 목표는 병원 안 가기였다. 그동안 잘 달려온 거 같은데 12월 들어 컨디션 난조가 몇 번 있었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라는 '특집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나는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 둘이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특히 요즘엔 하루종일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면서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어젯밤엔 또 어떤 속보가 떴을까 휴대폰 뉴스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게 21세기 한국이라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고 실감 나지 않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도량발호', 이게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뽑은 2024 올해의 사자성어라고 한다. 도량발호는 특정인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자의 도량발호로 개인의 소소한 일상은 뒤로 밀려났고 드라마 보다 국회뉴스를 더 많이 시청하다 보니 평소 관심도 없던 국제정세와 헌법 국회법 경제까지 지식템이 늘어나는 수준이 되었다.

알지 못해도 될 법지식을 자꾸 알게 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고 IMF를 연상케 하는 경제 뉴스들이 심심찮게 올라와 더욱더 불안하게 한다.


그동안 한 해가 바뀌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올해는 하루빨리 새로운 한 해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한해의 모든 것이 집중된 마지막달을 서둘러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시청률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12월의 드라마 비상계엄. 이런 막장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걸까. 유권자도 아니면서 내년에 대통령 새로 뽑았으면 좋겠다는 초등학생의 말이 뜨겁게 다가온다.

곧 다가올 새해는 무슨 해일까 보니, '푸른 뱀의 해'란다. 그렇다면 올해는 무슨 해였을까. 푸른 용의 해가 저물어 간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틀뒤면 사라지는 용의 해. 대통령이 있었던 용산이 저물어 간다.

모든 것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달이 차면 기울고 해는 아침마다 다시 떠오른다.

세상은, 한강 작가의 말처럼 폭력적이면서 아름답고 움직이면서 고요하다. 나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끼니를 준비하고 TV를 보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뉴스가 있다.

지난봄엔 책을 두권 만들었고, 겨울엔 15년 만에 조카들과 만나 즐거운 모임을 갖기도 했다. 직장 5년 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팀 팀장이 된 조카, 대학병원 간호사로 취직된 조카,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어학연수를 가는 조카 등. 축하를 해주고 싶어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참는다.

"공무원도 정치인도 아닌 네가 왜"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일상을 온전하게 누리면 누군가에게 빚지는 것 같던 12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 텐데 언제쯤 모두가 조용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푸른 용이 거대한 산처럼 보여도 우리에겐 아직 이틀이 남아있다. 이틀 동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고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보다 뜻 좋은 사자성어로 대미를 장식했으면 한다. 부디 잘 가라, 2024년 용의 해.




전미경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3092597&CMPT_CD=SEARCH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8057?sid=103

목록 스크랩 (1)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똘기는 필수, 독기는 디폴트!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팬 시사회 초대 이벤트 27 00:06 87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7,00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622,61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222,1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748,8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746,89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8 20.09.29 4,727,65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5 20.05.17 5,309,50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756,02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580,758
모든 공지 확인하기()
327623 기사/뉴스 44명 대거 관저 찾은 여당 의원, 윤이 식사 제안하자 거절 왜 112 00:16 6,697
327622 기사/뉴스 우원식, 블링컨 접견…"특별방문단 美 파견해 한국 상황 설명"(종합) 6 00:13 815
327621 기사/뉴스 [동물은 훌륭하다] 인형 외모에 그렇지 못한 성질… 입질+짖음 끝판왕 포메라니안 ‘우주’ 3 01.06 1,437
327620 기사/뉴스 ‘지거전’ 유연석 “♥채수빈과 결혼하라는 댓글 多.. 몰입 감사해” 6 01.06 1,460
327619 기사/뉴스 서울시축구협회, 정몽규 공개 지지 선언…"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 이끌 것" 21 01.06 929
327618 기사/뉴스 “확인할 때까지 지켜봐”...도서관에 ‘음란사진’ 휴대폰 둔 남성 / JTBC 사건반장 17 01.06 2,017
327617 기사/뉴스 ‘로코 킹’ 박서준이 돌아온다 7 01.06 1,568
327616 기사/뉴스 태연, SM 콘서트 불참은 소속사 무성의 탓? "준비 안 해줘 아예 못하게 돼" 15 01.06 3,597
327615 기사/뉴스 [단독] 한 때는 1500명 줄 섰는데…카카오프렌즈 강남스토어 문 닫는다 44 01.06 6,004
327614 기사/뉴스 컵라면 먹고 '참사 수습'…이 소식 들은 안유성명장 "곰탕 끓여 왔어요" 18 01.06 3,703
327613 기사/뉴스 마곡개발 부메랑 "파밀리에" 신동아건설, 결국 법정관리로 2 01.06 1,462
327612 기사/뉴스 [단독]같은 고시원 거주하던 20대 여성 살해한 남성 체포 24 01.06 3,255
327611 기사/뉴스 "버스 타고싶다" 시내버스 기어오른 장애인, 교도소 노역장간다 198 01.06 17,854
327610 기사/뉴스 네이버‧카카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계정 정보 공개 불가…“개인정보 정책‧기술적 이유” 11 01.06 2,602
327609 기사/뉴스 갤럭시S25 시리즈 국내 사전 예약 혜택 유출.. 저장 용량 2배 '업그레이드' + 사전예약일 확정 1월 24일 정식발매 64 01.06 5,412
327608 기사/뉴스 친부 살해 무기수 김신혜 재심서 '무죄' 8 01.06 1,751
327607 기사/뉴스 [우후죽순 소형공항] ① 전국 공항만 15개…뻥튀기 수요예측에 경영난 '허덕' 5 01.06 700
327606 기사/뉴스 오늘 MBC 뉴스데스크 앵커 클로징 멘트🗞️ 46 01.06 4,270
327605 기사/뉴스 백화점·마트 자리 우후죽순 주거시설만 짓는 부산시 208 01.06 25,610
327604 기사/뉴스 무안 세번째 찾은 안유성 명장…소방·경찰관에 곰탕 500인분 대접 31 01.06 2,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