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오마이뉴스_사는 이야기) 매일 아침 속보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8,836 33
2024.12.31 07:47
8,836 3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말 시국이 어수선하다. 비상계엄, 탄핵, 내란죄, 극악무도, 후안무치. 이런 단어들이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줄은 올초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올초 내 목표는 병원 안 가기였다. 그동안 잘 달려온 거 같은데 12월 들어 컨디션 난조가 몇 번 있었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라는 '특집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나는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 둘이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특히 요즘엔 하루종일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면서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어젯밤엔 또 어떤 속보가 떴을까 휴대폰 뉴스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게 21세기 한국이라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고 실감 나지 않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도량발호', 이게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뽑은 2024 올해의 사자성어라고 한다. 도량발호는 특정인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자의 도량발호로 개인의 소소한 일상은 뒤로 밀려났고 드라마 보다 국회뉴스를 더 많이 시청하다 보니 평소 관심도 없던 국제정세와 헌법 국회법 경제까지 지식템이 늘어나는 수준이 되었다.

알지 못해도 될 법지식을 자꾸 알게 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고 IMF를 연상케 하는 경제 뉴스들이 심심찮게 올라와 더욱더 불안하게 한다.


그동안 한 해가 바뀌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올해는 하루빨리 새로운 한 해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한해의 모든 것이 집중된 마지막달을 서둘러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시청률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12월의 드라마 비상계엄. 이런 막장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걸까. 유권자도 아니면서 내년에 대통령 새로 뽑았으면 좋겠다는 초등학생의 말이 뜨겁게 다가온다.

곧 다가올 새해는 무슨 해일까 보니, '푸른 뱀의 해'란다. 그렇다면 올해는 무슨 해였을까. 푸른 용의 해가 저물어 간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틀뒤면 사라지는 용의 해. 대통령이 있었던 용산이 저물어 간다.

모든 것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달이 차면 기울고 해는 아침마다 다시 떠오른다.

세상은, 한강 작가의 말처럼 폭력적이면서 아름답고 움직이면서 고요하다. 나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끼니를 준비하고 TV를 보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뉴스가 있다.

지난봄엔 책을 두권 만들었고, 겨울엔 15년 만에 조카들과 만나 즐거운 모임을 갖기도 했다. 직장 5년 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팀 팀장이 된 조카, 대학병원 간호사로 취직된 조카,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어학연수를 가는 조카 등. 축하를 해주고 싶어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참는다.

"공무원도 정치인도 아닌 네가 왜"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일상을 온전하게 누리면 누군가에게 빚지는 것 같던 12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 텐데 언제쯤 모두가 조용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푸른 용이 거대한 산처럼 보여도 우리에겐 아직 이틀이 남아있다. 이틀 동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고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보다 뜻 좋은 사자성어로 대미를 장식했으면 한다. 부디 잘 가라, 2024년 용의 해.




전미경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3092597&CMPT_CD=SEARCH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8057?sid=103

목록 스크랩 (1)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893 12.19 68,04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63,81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74,39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04,1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91,26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13,0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1 21.08.23 8,454,3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6 20.09.29 7,382,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0 20.05.17 8,579,0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69,41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89,53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2872 기사/뉴스 설운도, MZ 사로잡은 ‘사랑의 트위스트’ 광고 비화 공개..“짭짤했다” (‘라스’) 10:33 44
2942871 이슈 뻑가 근황.jpg(feat.주호민) 3 10:33 443
2942870 이슈 최근 대만에서 있었던 흉기난동 10:32 260
2942869 정보 🏅’25년 써클차트 남성솔로 합산 음반판매량 TOP 15 (~11/30)🏅 2 10:30 158
2942868 정치 민주 "나경원·신천지 수사"…국힘 "유죄면 이재명 정권 해산" 1 10:30 219
2942867 이슈 오피스텔 60억 전세사기한 가해자인 집주인은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총회장이시라... 4 10:29 789
2942866 이슈 비교문화사 연구자들이 종종 하는말인데‘인프라가 무너지면 공동체가 살아난다’더라 2 10:27 638
2942865 유머 [윤남노포]남노의 갈치조림먹방이 봐도봐도 신기한 애기ㅋㅋㅋ 5 10:27 1,126
2942864 유머 토미나목장 1세말들의 크리스마스(경주마) 10:26 47
2942863 정보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일어난 두 지진 6.1 2.2 10:26 543
2942862 정보 손예진 인스스 (ft:메이드인코리아) 10 10:26 1,161
2942861 기사/뉴스 오마이걸 승희, 10kg 감량한 사연"'정년이' 김태리와 투샷에 충격…우울증 NO" (라스) 5 10:26 1,539
2942860 유머 브래드피트와 마고로비의 타이타닉 결말 언급에 노코멘트만 하는 디카프리오 5 10:24 933
2942859 기사/뉴스 김영대 평론가 갑작스런 별세…‘뉴스쇼’ 측 “방송 송출 후 부고 접해, 깊은 조의” 11 10:23 1,824
2942858 이슈 카페문을 열면 커피 냄새가 안나고 고추기름 냄새 났던 옾카페 (김풍카페 ㅋㅋㅋ) 1 10:21 1,549
2942857 유머 세종호텔 카카오리뷰 반영 3 10:20 1,193
2942856 이슈 해양수산부 개청식 후, 직원분들 첫 출근날 풍경✨ 일자리 문제로 부산을 떠났던 직원분도 부산으로 오게 되서 좋다고 하시네ㅜㅜ 인근의 식당가 사장님 말씀도 그렇고 부산 동구 상권이 해수부 이전의 효과로 좋아지는걸 기대하던데 제발 좋아지기를..🙏🏻 26 10:19 1,602
2942855 이슈 최근 4년 지오디(god) 콘서트 관객 수 추이! 20 10:18 964
2942854 이슈 보금자리론 금리인상안내 (2026.1.1부터 적용) 16 10:17 1,263
2942853 이슈 혹시 산타 할아버지가 짱아 선물을 잊어버리신 건 아닐까요? 저에 대해선 알고 계시지만, 짱아는 태어난 지 얼마 안돼서 산타 할아버지가 모르실 수도 있잖아여.. 2 10:16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