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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_사는 이야기) 매일 아침 속보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무명의 더쿠 | 12-31 | 조회 수 4188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연말 시국이 어수선하다. 비상계엄, 탄핵, 내란죄, 극악무도, 후안무치. 이런 단어들이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줄은 올초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올초 내 목표는 병원 안 가기였다. 그동안 잘 달려온 거 같은데 12월 들어 컨디션 난조가 몇 번 있었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라는 '특집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나는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 둘이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특히 요즘엔 하루종일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면서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어젯밤엔 또 어떤 속보가 떴을까 휴대폰 뉴스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게 21세기 한국이라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고 실감 나지 않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도량발호', 이게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뽑은 2024 올해의 사자성어라고 한다. 도량발호는 특정인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다.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자의 도량발호로 개인의 소소한 일상은 뒤로 밀려났고 드라마 보다 국회뉴스를 더 많이 시청하다 보니 평소 관심도 없던 국제정세와 헌법 국회법 경제까지 지식템이 늘어나는 수준이 되었다.

알지 못해도 될 법지식을 자꾸 알게 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고 IMF를 연상케 하는 경제 뉴스들이 심심찮게 올라와 더욱더 불안하게 한다.


그동안 한 해가 바뀌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올해는 하루빨리 새로운 한 해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한해의 모든 것이 집중된 마지막달을 서둘러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시청률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12월의 드라마 비상계엄. 이런 막장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 걸까. 유권자도 아니면서 내년에 대통령 새로 뽑았으면 좋겠다는 초등학생의 말이 뜨겁게 다가온다.

곧 다가올 새해는 무슨 해일까 보니, '푸른 뱀의 해'란다. 그렇다면 올해는 무슨 해였을까. 푸른 용의 해가 저물어 간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틀뒤면 사라지는 용의 해. 대통령이 있었던 용산이 저물어 간다.

모든 것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달이 차면 기울고 해는 아침마다 다시 떠오른다.

세상은, 한강 작가의 말처럼 폭력적이면서 아름답고 움직이면서 고요하다. 나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끼니를 준비하고 TV를 보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뉴스가 있다.

지난봄엔 책을 두권 만들었고, 겨울엔 15년 만에 조카들과 만나 즐거운 모임을 갖기도 했다. 직장 5년 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팀 팀장이 된 조카, 대학병원 간호사로 취직된 조카,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어학연수를 가는 조카 등. 축하를 해주고 싶어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참는다.

"공무원도 정치인도 아닌 네가 왜"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일상을 온전하게 누리면 누군가에게 빚지는 것 같던 12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 텐데 언제쯤 모두가 조용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푸른 용이 거대한 산처럼 보여도 우리에겐 아직 이틀이 남아있다. 이틀 동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고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보다 뜻 좋은 사자성어로 대미를 장식했으면 한다. 부디 잘 가라, 2024년 용의 해.




전미경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3092597&CMPT_CD=SEARCH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8057?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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