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무서워서 어떻게 타나”…연말·연초 LCC 항공권 취소 쇄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어난 가운데 연말·연초에 해외여행을 떠나려 했던 시민들이 항공권을 잇달아 취소하는 등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향한 불신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향후 항공업계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무안 인근 광주·전남 지역 시민들 사이에선 사고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있었다는 트라우마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기 3시간 전에 라오항공 여객기로 무안공항에 도착했다는 직장인 김 모씨(30)는 “몇 시간 차이로 이런 대형 사고가 났다니 믿을 수 없다”며 “새 떼가 조금 더 일찍 출몰했다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1월 무안공항을 통해 방콕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했던 조 모씨(33)도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일정을 취소했다. 무안공항 근처에 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온라인상에서 ‘비행기 포비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손 모씨는 “평소에는 휴가철마다 해외여행을 가곤 했는데 해외여행은 당분간 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이동할 때도 비행기 대신 열차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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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변을 애도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열렸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마저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5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를 예고한 대규모 탄핵 촉구 집회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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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호, 문광민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