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이세계 퐁퐁남' 작가 발언 검증 없이 내보낸 <조선일보>... 학자들 "금시초문" 한목소리
자칭타칭 대한민국 '1등 신문'으로 평가받는 <조선일보>가 한 웹툰 작가의 허위 정보성 발언을 검증 없이 그대로 인터뷰 기사에 실었다. 인터뷰이의 발언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사실이 아닐 시 걸러내거나 부연 설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 책무를 망각한 것이다. 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는 내용은 21일 올라온 기사 '"퐁퐁남이 여혐이라고? 억울하다 말도 못하나 페미니즘 해도 너무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젠더 갈등에 배후가 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웹툰 '이세계 퐁퐁남' 작가 퐁퐁은 "제 또래 남성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성별 갈라치기로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정을 해체하고 국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싸움을 붙일 이유가 없지요. 100년 전 이탈리아 공산당을 만든 안토니오 그람시는 '좌파 혁명을 위해 지속적인 교란을 일으키고, 교사의 권위를 약화하고,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하라'고 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 아닙니까?"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그람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걸로 밝혀졌다. 그람시의 어떤 저술과 발언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학자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탈리아 토리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했고, '그람시 역사적 블록 개념을 통해 본 한국지배계급연구' 논문과 <그람시의 군주론> <그람시와 한국지배계급 분석> 등 책을 쓴 김종법 대전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사실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람시의 혁명전략과는 별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형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도 "그람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고, 기유정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연구원 또한 "어디서도 저런 이야길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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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사를 쓴 <조선일보> 정시행 기자는 어제 오전 '해당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그렇지 않고 허위정보를 그대로 적은 것이라면 기사를 수정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은 기자의 메일에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 읽은 채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기사 역시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751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