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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스포) '오징어 게임' 시즌2, 시즌3 위한 제물인데…상했나? [쿡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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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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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zLUNjB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3’은 반드시 재밌어야만 한다. 지난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가 시즌3을 위한 제물로 바쳐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 상태가 좋지 않아 효험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시즌1과 달리 이병헌이 전면에 나서고,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탑(최승현) 등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마이너리티 외치면서 구닥다리 여성 소비

 

 

막상 시청하고 나니, 포장지만 요란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그마저도 세련되지 않다. 게임을 막기 위해 딱지맨(공유)을 찾는 동안 기훈이 머무는 ‘핑크 모텔’은 외관부터 오래전 B급 영화에서 본 듯 구닥다리다. 그 앞을 지나는 커플들의 대화는 더더욱 구닥다리다. 불이 꺼진 모텔 간판을 보고 만실이라 추측하는 여자친구를 추궁하는 남자에게는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준호(위하준)의 현재를 설명하는 신 역시 마찬가지다. 교통경찰이 된 준호 앞에도 한 커플이 등장한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몬 남자친구가 범칙금을 내게 되자, 여자는 준호에게 추파를 던지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이를 본 남자친구는 질투에 휩싸인 채 혼자 자리를 뜬다. 가뜩이나 시대착오적인 설정인데, 추후 서사와도 무관하다. 믿고 싶지 않지만 재미를 위한 내용이었다면, 결코 이 웃음코드에 공감할 수 없다.

 

 

지난 9일 제작발표회에서 황동혁 감독이 언급한 ‘마이너리티’가 무엇인지도 의문이다. 황 감독에 따르면, 시즌1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아누팜), 시즌2에서는 성소수자 현주(박성훈)가 마이너리티를 대표한다. 여성이 되고 싶은 생물학적 남성은 있지만, 여성은 없다. 꼭 여성이 마이너리티를 대표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앞서 황 감독이 여성 캐릭터를 소비한 방식과 결부하면 그의 여성관에 대한 궁금증이 절로 치솟는다.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끈끈한 연대

 

 

‘오징어 게임2’는 아무래도 황동혁 감독의 ‘문제적 배우 글로벌 스타 만들기 프로젝트’인 모양새다.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그룹 빅뱅 탑,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파문에 휘말렸던 배우 오달수, 미성년자 성매매로 기소됐던 배우 송영창이 대표적이다. 날 선 비판을 무릅쓰고 이들을 기용해야 했다면 연기력이든 매력으로든 대중을 설득해야 했다. 하지만 설득은커녕, 탑은 등장부터 실소를 안긴다. 틈만 나면 “웰컴 투 더 타노스 월드”라고 외치는데, 줄곧 갑갑한 발성에 뭉개진 발음이다. 합성마약으로 ‘하이(high)’ 상태가 된 캐릭터 연기도 형편없다. 이마를 써서 눈을 한껏 치켜뜬 채 동작을 크게 할 뿐이다. 약쟁이 래퍼를 풍자하기 위함인지, 조롱하기 위함인지 헷갈린다. 풍자였다면 아무래도 마약 논란에서 자유로운 배우를 써야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연기 문제라고 갈무리하는 편이 낫겠다.

 

선장 역의 오달수는 시즌3의 키(Key)가 될 전망이다. 준호를 살려준 은인이자 조력자인 줄로만 알았던 선장은 극 후반부에서 본색을 드러낸다. 그간 준호가 형(이병헌)을 찾는 것을 줄곧 방해해 온 것으로 추정돼, 그의 정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시즌2에서는 스토리상 선장의 존재감이 대단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서 꼭 황동혁 감독의 굳은 믿음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결은 다르지만 ‘이병헌’이라는 좋은 예가 같은 작품에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차라리 시즌3 나오면 몰아서 보세요

 

 

그저 시즌3의 발판이 될 운명이었던 걸까. 어떻게든 회차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희생양은 준호다. 준호는 이번 시즌 대부분을 배 위에서 보낸다. 그마저도 게임 설계자들의 농간에 놀아나며, 게임장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한다. ‘시즌3에서 아주 대단한 활약을 펼치겠구나’ 하는 기대감은 소폭 상승했다만, 이는 곧 시즌3이 떠안아야 할 부담감이기도 하다.

 

 

또 극 내내 주요하게 다뤄지는 OX 투표 시스템은 속도감을 현저히 떨어뜨려 지루함을 유발한다. 게임을 속행할지 중단할지 고르는 참가자들을 필요 이상으로 비추는데, 대부분 표정 연기가 단조로워서 깊은 고민 없이 영상에 담은 듯하다. 선택지가 두 개인 단순한 시스템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면, 이로 인한 내적 갈등을 풍성하게 그려야 했다. 하지만 인물 몇몇이 돈 때문에 O, X를 오가는 정도에만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별다른 진전 없이 20분 넘게 이어지는 총격전은 피로하다. 키치한 게임장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 쉴 새 없이 생기는 벽의 총알구멍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그뿐이다. 서사상 유의미한 대목은 기훈의 친구인 정배(이서환)의 사망이 전부다. 다만 총격전의 분량에 대한 호불호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추천 못 할 작품은 아니다.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를 차례대로 완수해야 하는 5인 6각 경기, 회전목마가 놓인 원형 판 위에서 동요 ‘둥글게 둥글게’와 함께 진행되는 짝짓기 게임까지, 새롭게 추가된 게임은 충분히 흥미롭다. 수직적으로 확장된 공간은 기대 이상으로 압도적이고, 시그니처 음악과 이의 변주는 시즌1부터 이어지는 ‘오징어 게임’ 색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시즌2와 시즌3 제작비가 1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설이 뜬소문 같지 않은 만듦새다. 그렇기에 시즌3은 반드시 재밌어야만 한다.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4122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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