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뜩이나 표 없는데”...SRT, 주말에 1만석 넘게 줄어든다
27일부터 수서고속열차(SRT)의 주말 운행 좌석이 1만 2000여석 줄어든다. 종전보다 정비를 위해 빼는 차량을 더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평소에도 좌석난이 극심했던 SRT 이용객의 불편이 더 커질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SR, 코레일 등에 따르면 주말(금~일)에 공급되는 SRT 좌석이 모두 1만 2300석( 한주 기준) 감소한다. SRT는 주중에는 열차 23개 편성을, 주말엔 28개 편성을 운영해 왔다. SR은 SRT를 운영하는 회사다.
그러나 27일부터는 주중 편성은 유지하되 주말 운영 방식을 바꾸게 된다. 우선 열차 2편성을 묶어서 운영하던 ‘경전선·경부선’ 복합열차 대신 경전선만 운행한다. 동대구역에서 경부선으로 갈라지던 열차 1개 편성을 아예 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230석이 줄어든다.
또 열차 2개 편성을 붙여서 동일한 목적지로 운행하던 ‘중련’열차를 대폭 줄인다. 경부선 38회, 호남선 3회이던 중련편성이 경부선 13회, 호남선 1회로 바뀐다.
이어 붙였던 열차가 없어지는 만큼 승객이 탈 수 있는 좌석도 사라진다. 회당 410석씩 모두 27회가 줄어들면서 모두 1만 1070석이 감소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승객 불편이 더 커지는 건 물론이고 SR도 매출 감소라는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급 좌석을 감축하는 이유는 차량 정비 때문이다.
현재 SRT 열차는 코레일이 정비를 맡고 있다. SRT 열차는 모두 32편성으로 이 가운데 주중엔 23개 편성, 주말엔 28개 편성을 운행한다. 운행을 안 하는 나머지 열차( 주중 9편성, 주말 4편성)는 정비에 들어간다.
당초 SRT 열차는 주중 22개 편성, 주말엔 28개 편성을 운영했으나 지난해 9월부터 동해선과 경전선, 전라선으로 운행노선이 확대되면서 주중 운행 차량을 1개 편성 더 늘렸다. 정비대상 차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후 SRT 열차의 고장이 잦아지는 등 문제가 생기자 코레일에서 정비대상 차량을 더 늘려달라고 SR에 요청했다. 정비대상을 추가로 빼려면 기존의 운행 열차를 줄여야만 한다.
코레일의 차재환 고속차량처장은 “SRT 고장이 지난해보다 20~30% 더 늘었다”며 “고장이 잦은 데다 운행량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정비대상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장률이 현재보다 많이 낮아져야 종전 방식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레일은 지난해 운행 편성을 23개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정비와 안전 측면에서 우려를 표명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SR 측 얘기는 다르다. SR 관계자는 “지난해 운행노선 확대를 위해 SR과 코레일이 노력하기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며 “SRT 운행 역시 고속차량 설계규격 기대수명 이내에서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맞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차량 부족과 정비 주체 논란 때문이다. SR은 승객이 늘면서 몇 년 전부터 차량 추가발주를 추진했지만 여러 절차로 늦어져 지난해 4월에서야 차세대 고속열차인 EMU-320 14개 편성(112량)을 발주했다. 현대로템이 수주했으며, 15년간 차량 정비도 맡는 조건이었다. 이르면 2027년 말께 신규 열차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SRT 차량은 개통 때부터 코레일이 정비를 담당키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후 국토부에서 차량 제작사가 직접 정비 책임을 지는 방안도 허용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SR로선 그동안 코레일의 정비 수준이나 기간에 등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추가 차량 발주 때 정비까지 일괄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반면 코레일과 철도노조에서는 SRT의 정비를 떠맡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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