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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 남태령 이후, 팬 커뮤니티는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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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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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해야 할 변화들

어떤 사람들은 남태령을 소수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해프닝이나 이벤트로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지만, 파편화된 미디어 시대에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 밀도다. 남태령 투쟁은 발단과 전개 뿐 아니라 밀도와 영향력에서도 이전과 달랐다. 지금 그 효과가 미약하게 보이더라도 나중에는 거대한 파도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한 세대가 온/오프라인으로 경험한 공동체의 감각이다. 이런 변화를 만든 것은 명백히 덕후들이다. 다양한 팬덤, 심지어 소수 팬덤'들'이 주도했다. 그리고 승리했다. 이러한 '승리의 경험' 덕분에 나는 앞으로의 덕질 혹은 팬덤의 감각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 다음 세대의 팬 커뮤니티

  • 엑스에서 촉발된 남태령 시위는 유튜브 라이브, 페이스북, 더쿠 같은 다른 미디어로 확산되었고, 공중파 뉴스 보도와 함께 전국민의 관심으로 확장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남태령은 농민들의 '투쟁 현장'이었다가, 소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던 '광장'으로 바뀌었다가, 여러 미디어가 개입하며 '역사적인 순간'으로 전환되었다. 

  • 12월 초부터 진행된 국회 앞, 헌법재판소 앞의 시위는 이미 '탄핵'과 '내란'에 대한 전국민의 공감대에서 열렸다. 심지어 서울 한 복판의 시위는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었다. 응원봉과 팬덤, 케이팝에 대한 시선도 상당히 달라졌다. 그러므로 모두가 안전하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 하지만 남태령은 완전히 달랐다. 한 낮에 이미 경찰과 농민이 충돌했고, 수많은 경찰들이 코 앞에 있었다. 주변에 건물도 없고 편의점도 없는 8차선 도로 한 복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있든 아니든,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긴장감을 공유하고 있었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높았다. 불안과 공포심을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연대감은 일종의 전우애다. 

  • 이 경험을 공유하는 주류 연령대는 중고등학생을 비롯해 20~24세 | 25~30세 | 30~35세 사이일 것이다. 남태령 현장에 주로 20세 이상이 있었다면 14~19세의 팬들은 엑스와 더쿠를 오가며 RT로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다. 

30~35세 | 1992~1988년생 (사회생활 7년차 이상)
25~30세 | 1993~1998년생 (취업/취준/이직/대학원)
20~24세 | 1997~2003년생 (취업/재수/대학진학/휴학)
17~19세 | 2004~2006년생 (고등학생)
14~16세 | 2007~2010년생 (중학생)

2024년 기준

  • 엔터 업계의 주류 소비자/팬들은 이 세대 그룹에 넓게 퍼져 있다. 그런데 엔터사의 입장에선 특히 저연령대 팬덤이 중요하다. 최대 계약 기간인 7년을 전제로 할 때 지속성을 보장해주는 소비자 그룹이기 때문이다. 중3~고2에 '입덕'하고 적어도 5년 동안은 덕질을 유지하면서 모멘텀의 기반이 된다. 
  • 그래서 신인 팀은 보통 7년이라는 생애 주기에 따라 코어 타깃과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취한다. 물론 모두가 디테일한 전략을 짜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하나의 그룹은 하나의 세대와 함께 페어링된다. 

  • 그 관점에서 나는 온라인으로 남태령의 경험을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한 14~19세 그룹이 앞으로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 경험이 단기간에 특정한 현상으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2024년 12월 이후, 팬 커뮤니티의 속성은 천천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 최애에게 묻기 시작하다: 너 어디야?

  • 남태령에는 안국동에서 달려온 뮤지컬덕후(뮤덕)들도 많았다. 그들 모두 공연이 끝나자마자 안국역 집회 현장으로 달려온 자신들의 최애 배우들을 언급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의 대사를 인용했다. 노래 가사를 인용했다. 응원봉을 든 팬들은 늘 팬덤의 성과를 최애에게 돌린다. 그게 덕질 문화다. 나보다 너를 더 생각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태령 관련 트윗 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것은 바로 아래 내용이다. 358만 조회수, 4.2만회 리트윗 된 글.

"이젠 '00아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줄게'란 말도 농담으로 안 나오긴 해. '소녀들이 길에서 좆뺑이치는데 니들도 쳐나와'라는 말밖에 안 나옴.."

https://x.com/_lovemydays/status/1870729617059049947

  • 이번 탄핵 정국에서는 선결제가 보편적인 연대의 증표가 되었다. 소녀시대의 유리가, 뉴진스의 멤버들이, 원더걸스의 예은이 광장으로 음식을 보내거나 시위에 직접 참여했다. 광장에는 소녀시대와 BTS와 에스파와 부석순과 크라잉넛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역사적으로 음악은 언제나 집단 경험의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나 아티스트의 발언과 행동이었다. 

  • '니네도 나와라'는 얘기가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그때는 그야말로 소수 의견이었다. 지금은 저 발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게 다르다. 이것은 단지 '의식 있는 연예인' 따위와는 다른, 공감과 연대의 문제다. 다시 말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의 문제다. 
  • 남태령에 모인 '덕후들'은 전략적 계산 따위 하지 않고 지금 당장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모였다. 거기서 최애를 언급하고 최애의 노래를 불렀다. 원래는 그것 만으로도 좋았다. 스스로를 응원하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결코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연대하면서 문득, 최애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덕후도 시민이다. 그렇다면 너는 무엇인가. 애초에 나는 왜 덕질을 하고 있나. 이런 식의 질문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 '옳은 일을 하세요'라는 선언은 다소 낯간지러운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바로 이 원론적인 말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드나 애니 대사 같은 말이 바로 시대 정신이 된 것이다. 

  • 2024년 12월은 그런 감각이 현실에서 폭발한 시간이다.


글쓴이는 차우진

전문 링크는 여기


https://maily.so/draft.briefing/posts/knrjedd7z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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