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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윤, 취임 첫해부터 '준예산 불사'…추경호에 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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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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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 기자] '내란 피의자' 윤석열 씨가 취임 1년 차부터 여야의 극단 대치에 예산안 통과가 지연되자 '준예산 편성도 불사하겠다'라는 강경한 방침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석열정부 초대 경제수장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자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데요. 윤석열 씨는 취임 초 첫 예산안이 여야 대립으로 법정 시한을 넘기자, 야당에 끌려가지 않고 준예산 편성도 불사하겠다는 극단적 선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강경 기조가 불통으로, 불통은 오만과 격노로, 결국엔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준예산 편성도 상관없다"…협치 지운 윤석열

 

여권 고위 관계자는 2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 추경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준예산 편성 불사'를 하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하지 못해 최소한의 예산을 올해에 준해 내년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준예산 편성 시 정부는 국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때까지 '국가기관의 유지 및 운영',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등에만 국가재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계약직 직원과 학교 시간제 교사 등이 일시적으로 해고되는 사태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또한, 도로·철도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연구·개발(R&D), 서민복지 예산 등도 제때 집행되지 않아 국가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국회에 따르면 헌법 제54조는 정부가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은 전년도 12월2일입니다. 하지만 새해 예산안이 법정시한에 맞춰 통과한 적은 매우 드뭅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국회는 법정시한을 한 번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되자, 여야는 2014년 5월 국회선진화법을 만들면서 예산안 자동부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국회법 제85조의 3에 따르면 예산안과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에 대해서 11월30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그다음 날 심사를 마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상임위원회 심사권 없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자격(부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선진화법 시행에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지킨 것은 2014년과 2020년 단 두 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오만과 불통이 부른 '몰락'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 5월10일 출범 후, 첫 해 2023년도 예산안은 극한의 여야 대치 끝에 법정시한보다 22일이나 늦은 12월24일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당시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역대 최장 지각 처리'라는 오명도 얻었습니다. 이후 2024년도 예산안도 19일, 2025년도 예산안도 8일 등 각각 지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첫해인 2023년도 예산안의 경우, 당시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서 657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누더기가 돼 막판 밀실 협상을 거쳐 졸속 처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씨는 소위 '윤석열표 예산'과 '이재명표 예산'이 충돌하며 예산 심의가 표류하자, 민주당에 끌려가지 않고 준예산 편성도 불사하겠다며 당시 경제수장에게 관련 지시를 하달한 것입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윤석열 씨의 불통이 여야 협치는커녕, 정국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 불통은 격노로 이어졌고, 격노는 결국 이번 불법 계엄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씁쓸한 평가도 함께 뒤따릅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산안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정부인 대통령이나 총리가 가서 예산 시정 연설도 하고 요청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안 했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예산 요구를 안 한 것"이라며 "국회에 동의와 협조를 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정치 양극화 속 극단 대치를 이루면서 결국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협치와는 먼 스타일을 가졌고, 아무리 기재부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서 (예산안) 협조를 구해도 대통령의 행정과 국정철학에 야당 의원들이 충분히 설득이 안 되면 동의를 얻지 어렵지 않겠냐"며 "협치와는 거리가 먼 행정 스타일이 구조적으로 진영 대립을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준예산 편성 하달'에 대한 추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습니다.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49062&infl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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