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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만 쫓기 바쁜 '하얼빈' [무비뷰]

무명의 더쿠 | 12-23 | 조회 수 2391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광활하다. 경이롭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절경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다. 다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진 못한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연출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대한의군 참모총장 안중근(현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안중근은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일본군과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모리 다쓰오(박훈) 소좌 등 일본군이 포로로 잡힌다.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일본군 포로들을 사살하지 않고 풀어줄 것을 주장한다. 독립군 동료 이창섭(이동욱)과 한차례 설전이 오가지만, 결국 이들은 일본군을 풀어준다.

그러나 안중근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일본군들이 돌아와 독립군에게 테러를 가한다. 안중근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희생된 독립군들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듬해 안중근과 이창섭을 비롯해 최재형(유재명),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등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처단할 계획을 세운다.

마침내 이들은 늙은 늑대를 처단하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영화는 앞서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우민호 감독은 114분의 러닝타임 동안 황량하기 그지없는 하얼빈과 블라디보스토크의 전경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실제로 몽골, 라트비아, 한국 등에서 6개월에 걸쳐 로케이션을 진행했다는 우민호 감독은 스크린 속엔 그 시절 독립군들의 지독한 외로움과 고뇌의 시간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안중근 의사를 앞세운 작품 중 '하얼빈'이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은 그의 내면 묘사를 조금 더 세밀하게 다뤘다는 점이다. '하얼빈'은 '대한의군 참모총장'의 자리에서 안중근이 겪는 인간적 고뇌, 외로움 등에 집중한다. 그러면서도 소위 말하는 '국뽕'이나 신파에 집중하기 보단 오히려 덤덤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그려낸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 역시 낮은 톤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섬세한 감정선으로, 넘치지 않도록 안중근 의사의 고뇌를 표현한다.

다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관객들은 모두 '하얼빈'의 엔딩을 이미 알고 있다. 지금 이 땅을 밟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그 결말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하얼빈'을 통해 다시금 그 역사를 들여다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하얼빈'의 빈약한 스토리라인은 묵직한 미장센과 압도적 광경을 받쳐주지 못한다. 관객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전에 절경들이 펼쳐지니 가슴이 아닌 눈으로만 영화를 쫓게 된다. 안중근 의사의 감정선이나 '거사'를 향해 가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역시 밋밋하다.

 

http://www.stoo.com/article.php?aid=98033448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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