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06/0000127658?sid=103
불법촬영 혐의로 징역 4년이 구형된 축구선수 황의조가 선고 공판을 앞두고 리그에서 골을 터뜨리자 언론들이 '반전 드라마', '활짝 웃었다', '미친 멘털!' 등의 표현으로 소식을 다뤘다. 황의조를 역경 극복 서사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무의식적 가해자 중심주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황의조는 지난 10월 열린 불법촬영 관련 자신의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황의조가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여성 두 명에 대한 성관계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했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고 황의조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 피해자에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피해자를 대리한 이은의 변호사는 16일 통화에서 "노골적인 역경 극복 서사"라며 "(득점 소식을) 기사로 쓸 수는 있겠지만 특정 표현들을 보면 쓴 사람의 가치관이 투영됐다. '이것도 역경이야', '역경을 이겨냈어'라는, 그 사람 마음 안에 숨겨져 있던 가해자 이입 등 가해자 중심주의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스포츠 기사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가치 판단은 들어가야 한다. 몇 명이 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전달하는지도 언론에겐 중요할데 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