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윤석열 대통령의 ‘가짜 출근’ 의혹을 보도하자 경찰청 블라인드에 이와 관련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출근이 늦을 때 빈 차량을 먼저 보내고 자신은 뒤늦게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하는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한겨레가 11일 입수한 경찰청 블라인드를 보면 여러 경찰이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이 실제 있었다고 밝혔다. 한 경찰은 “초유의 출퇴근 쇼하는 인간 땜에 너무 힘들었다”라고 적었다. 다른 경찰들도 “기동대랑 용산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일명 공차 업무” “대부분의 등청이 저랬음” 등의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이 외국 정상이나 주요 인사 경호를 위해 사용하는 기법인 ‘위장 제대 경호’를 출근 시간을 감추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는 글도 있었다. 한 경찰은 “일명 위장 제대 경호 기법이긴 한데 저걸 늦은 출근 시 너무 자주 이용해먹은 게 문제”라고 밝혔다. 경찰들은 “일을 한번 할 거 두번씩 했음” “진짜 ×같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기동대 특히 경호특화부대도 ×같았다”며 그동안의 고충도 털어놨다. 블라인드는 회사 전자우편을 통해 가입을 승인하기 때문에 이같은 글을 올린 사람은 실제 경찰들이다.
한겨레는 11월6일부터 12월6일까지 주말과 국외 순방을 제외한 18일 동안 윤 대통령의 출근 상황을 확인한 결과 아침에 가짜차량을 보내고 뒤늦게 출근하는 정황이 최소 3차례 확인됐다고 앞서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오전에도 가짜 출근 행렬을 먼저 보내고 뒤늦게 출근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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