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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MBC스포츠플러스에 입사한 김선신 아나운서는 ‘여신의 시대’를 거쳐 ‘전문성을 인정받는 시대’까지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선신병자’, ‘조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구축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야구장과 각종 스포츠 현장을 누비며 자신만의 영역을 세운 그녀는, 지난 8월25일 잠실 한화-두산전을 마지막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MBC스포츠플러스의 유일한 정규직 여자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무한 경쟁의 세계로 뛰쳐나온 김선신 아나운서를 지난달 18일 용산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와 근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프리랜서 선언 후 약 두달이 지난 시점.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김 아나운서는 “마지막 방송은 8월25일이었지만, 공식적 퇴사는 10월초였어요. 행정 처리 상으로 10월 초까지는 휴가 처리되어 명목상으로는 월급을 받고 있었죠. 11월이 되니 확실히 ‘찬 바람’이 느껴지네요. 이제 놀아도 돈이 안 나오니까요”라면서 “처음엔 정말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맨날 루틴을 갖고 생활하는 직장인, 회사원이었는데,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거에요.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공유 오피스를 얻어서 출근할 수도 없고...뭔가를 해야할 것 같아서 그동안 못했던 운동도 하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도 읽고, 그런 식으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의 루틴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에요”라고 설명했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 주변에서는 냉정한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김 아나운서는 “주변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잖아요. 그 친구들이 ‘나가면 배고프다, 되게 춥다’ 이런 얘기를 진짜 많이 해줬죠. 그런 현실적인 조언을 들었음에도 제가 내린 판단이니까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까 어쨌든 해보자라는 마음이에요”라고 답했다.
13년을 일한 회사, 그것도 4대 보험이 보장되는 정규직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뭘까. 간단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김 아나운서는 “퇴사는 원래 이렇게 계획 없이 하면 안된다고는 하는데,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정말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보고 미련없이 다녔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서 좀 더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내 시간을 쓰면서 해보자는 마음에, 용기를 냈죠. 진짜 늦은 나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무작정 용기를 내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즉흥적인 결정은 당연히 아니었다. MBC스포츠플러스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베투)을 오랜 기간 진행해온 그는, 올해부터 마이크를 후배에게 넘겼다. 퇴사 고민이 시즌 전부터 있었단 얘기다. 김 아나운서는 “회사에 얘기를 했죠. 프리랜서 선언을 할 것 같다고. 그래서 베투를 시즌 시작부터 맡지 않은 것죠. 시즌 중간에 그만두면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거니까요. 베투를 맡지 않는대신 저의 시작이었던 현장 리포팅을 맡겠다고 했죠. 그래서 오랜만에 마음껏 현장을 누비며 현장 리포팅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결정 같아요”라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김 아나운서는 마이크를 잡기 전에 초등학교 교사로 잠깐 일했다. ‘경인교대 김태희’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던 김 아나운서는 임용고시를 붙었고 교사로 일하다 아나운서로 직업을 바꿨다.
교사를 박차고 아나운서의 길을 선택할 때와 정규직 아나운서를 박차고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나설 때의 마음가짐엔 차이가 있을까? 김 아나운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무모한 건 똑같은 것 같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다는 게 다르죠. 교사를 박차고 나올 땐 제가 아나운서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그래도 지금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열심히 해서 제 나름대로 이뤄놓은 게 있는 상태니까 조금은 믿는 구석은 있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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