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새벽부터 '낙엽과의 전쟁'…환경공무직의 고된 겨울나기
4,742 5
2024.12.03 06:24
4,742 5

지난달 29일 오전 6시께, 대구 북구청 앞 가로수 길.


가로등 불빛 아래 반짝이는 형광 조끼를 입은 북구 환경 공무직 근로자들은 낙엽 치우기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4년 차 환경 공무직 근로자 김건이(32)씨도 낙엽을 정신없이 치우고 있었다.

김씨는 빗자루, 쓰레받기, 마대 등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cqyPZH

수북한 낙엽
[촬영 황수빈]




밤새 떨어진 낙엽이 길을 따라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는 "이건 양버즘나무 낙엽인데 매우 크고 양도 많아서 낙엽 치우기 가장 힘든 나무"라고 설명했다.

잎이 큰 양버즘나무 낙엽은 다른 나무와는 달리 노면 청소 차량으로 빨아들이기가 힘들어 대부분 손으로 치운다고 한다.


낙엽을 빗자루로 모아 쓰레받기에 담은 뒤 마대에 버리는, 단순하면서도 고된 일의 반복이었다.

김씨는 이따금 송풍기를 켜 낙엽을 모으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허리를 숙여 어깨와 팔을 이용해 낙엽을 마대에 담아야 했다.

그는 "몸으로 하는 일은 다 그렇지만, 환경 공무직 근로자들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산다. 낙엽 치우는 시기가 지나면 못 가던 병원에 가거나 몸 관리하기 바쁘다"라고 말하며 어깨를 한번 풀어줬다.


그는 "1년 중 11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가 가장 바쁜데 이 시기만 지나면 '이번에도 무사히 넘겼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고 웃었다.

북구에는 김씨와 같이 낙엽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 공무직 근로자가 70명가량 있다. 각자 2∼3㎞ 정도의 구역을 맡아 낙엽을 치운다.

끝없이 떨어지는 낙엽도 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들어주기 어려운 황당한 민원들도 지치게 만든다고 한다.


구 관계자는 "사유지에 쌓인 낙엽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한두 번은 이를 들어주는데 '점심 장사를 해야 하니 지금 우리 가게 주차장에 쌓인 낙엽 치워달라' 등의 민원이 잦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행법과 북구 조례에 따르면 내 집, 내 사업장 앞의 쓰레기는 스스로 청소하고 치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

낙엽도 폐기물로 처리하는 쓰레기이지만 이를 모르고 사유지에 쌓인 낙엽을 치워달라는 민원이 잦다고 한다.

김씨는 "낙엽이 워낙 많아 치우는 속도가 더딘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주민분들이 조금만 이해해주시면 저희도 일을 하는 데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수빈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080214?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코스알엑스 체험단 100명 모집💙 신입 코스알엑스 보습제 더쿠 선생님들께 인사드립니다! 750 04.18 73,70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785,60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561,1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681,10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952,4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750,52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4 20.09.29 5,669,23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94 20.05.17 6,427,20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719,87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783,6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8419 기사/뉴스 [MBC 단독] "성폭력 인정"하고도 징계 무산‥피해자 '접근 금지'도 안 돼 20:34 51
348418 기사/뉴스 '지반침하 안전지도' 만든다더니‥오세훈 "완벽한 지도는 없다"? 20:33 34
348417 기사/뉴스 "예비역 육군병장 한덕수입니다"‥시정연설 반발 침묵시위 예고 5 20:17 813
348416 기사/뉴스 [속보] 법원 ‘마약 투약 혐의’ 이철규 아들 구속영장 발부 16 20:16 813
348415 기사/뉴스 설경구·문소리·류준열 어디로 가나…씨제스 "배우 사업 정리" 8 20:13 1,091
348414 기사/뉴스 일본인들 싹 쓸어갔다…"35년 만에 최대 물량" 2 20:12 1,456
348413 기사/뉴스 김건희 여사 조사 임박‥검찰 "최대한 빨리 하자" 12 20:10 472
348412 기사/뉴스 '김건희 선물' 다이아 목걸이?‥건진법사 "잃어버렸다" 4 20:06 378
348411 기사/뉴스 '대마 투약' 이철규 아들 구속기로…며느리도 '마약 양성' 5 20:03 683
348410 기사/뉴스 아토피·비염 관련 유전자 조절물질 발견…"알레르기 치료 단서" 36 20:02 1,329
348409 기사/뉴스 [단독] 검찰, '尹 공천개입 의혹' 관련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조사 2 20:00 374
348408 기사/뉴스 [단독] 광해광업공단 사장, 비상임이사 때 민간업체 '겸직' 숨겨◀️ 알박기 인사 19:57 291
348407 기사/뉴스 [단독]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내용 통째로 가해자에게 준 서울대 인권센터 5 19:50 1,557
348406 기사/뉴스 [속보] EU, '갑질방지법' 위반 혐의 애플·메타에 총 1조원 과징금 3 19:48 462
348405 기사/뉴스 '웹툰 작가' 김풍, AI 그림에 극심한 위기감…"충격받아" [라스] 2 19:46 1,337
348404 기사/뉴스 검찰 "김여사 조사 분량 많다"…도이치 때와 달라진 상황 23 19:45 1,019
348403 기사/뉴스 '종묘 사적 이용' 논란 5개월만에…국가유산청 규정 정비 15 19:40 1,155
348402 기사/뉴스 폰에 '신분증 사진' 지우세요…"30초만에 5000만원 빠져나가" 31 19:36 5,806
348401 기사/뉴스 기념일 아닌데 연합사로… “저는 예비역 육군 병장 한덕수” [6·3 대선] 3 19:36 516
348400 기사/뉴스 [단독] 설경구·류준열 소속 씨제스, YG 이어 매니지먼트 사업 정리 29 19:33 3,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