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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결혼도 않고 16년간 간병, 전신마비 형 살해한 동생…눈물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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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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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0일, 한 달 보름 전 내려졌던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 부장판사) 판결이 외부로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20~30대 청춘을 바쳐 전신마비 형을 정성껏 돌보던 동생 A 씨(1979년생)는 형의 짜증에 순간 이성을 잃고 형 B 씨(1977년생)를 살해, 피고인석에 섰다.

방청석에서 초조하게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 형제의 어머니 C 씨는 "아들 둘 다 내 곁을 떠나면 나는 어떻게 사느냐"며 목을 놓아 울었다.

그 모습을 재판부, 검찰, 변호인, 방청객 모두 착잡한 모습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형 B는 26살이던 2003년 교통사고를 당해 뇌를 다쳐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평생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A는 이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형을 돌보면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했다.

결혼도 하지 않고 형을 간병하면서 동생의 몸과 마음은 지쳐갔다. 형은 형대로 누워만 지내는 탓에 짜증이 늘어났고 성격도 괴팍스러워져 소리를 지르거나 기저귀를 조금 움직이는 팔로 집어 던졌다.


16년의 세월 동안 형을 씻기고 먹이고 옷을 갈아입히고 혹시나 욕창이 생길까 싶어 몸을 이리저리 돌려놓았던 동생은 2019년 9월 24일, 어머니가 며칠 동안 집을 비우자 자신도 지친 마음을 달래고자 밖으로 나가 술을 한잔 걸쳤다.

형 B는 자신을 놔두고 외출한 동생이 만취한 채 돌아오자 마음속에 재여 놓았던 스트레스가 폭발, '이XX'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만취한 동생은 그만 이성을 상실, '욕하지 말라'며 형의 입을 틀어막고 목을 졸랐다.


이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곯아떨어진 A는 다음날인 9월 25일 아침, 잠에서 깬 뒤 평소처럼 물과 담배를 들고 형의 방문을 열었다.

형을 흔들어 깨워도 반응이 없자 휴대폰으로 어머니를 찾은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형은 이미 숨진 뒤였다.

이때 전날 밤 기억이 떠오른 A는 통곡하면서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2020년 6월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창경)는 A에 대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A와 변호인은 △ 만취한 점 △ 16년간 형을 돌봐 온 점 △ 잠에서 깬 뒤 인공호흡 등 형을 살리려 한 점 등을 들어 '살인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의 목을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압박한 점, 사망원인이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성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가 잠에서 깬 뒤 다급하게 형을 구하려 했던 모습은 살인의 고의성 여부와는 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적극적인 의도나 확정적인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유족인 피고인의 어머니와 누나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6년도 나름 선처한 형량임을 알렸다.


A가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항소한 가운데 형제의 딱한 사정에 선처 호소가 쏟아지자 검찰도 상해치사를 예비적 죄명으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 항소심 재판부의 허가를 받았다.

항소심은 "A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상해의 고의를 넘어 살해하려 했다고 완벽히 입증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 16년 동안 형을 돌봐온 점 △ 가족이 선처를 호소한 점 △ 사인을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은 되지만 단정할 수 없다는 부검 감정서 등을 토대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함이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사랑했던 형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 속에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무엇보다 큰 형벌이라며 징역 3년형으로 감형한 이유를 밝혔다.

A에 대한 형은 그대로 확정됐으며 A는 2022년 9월 말 형기를 마치고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https://naver.me/Gmbuhy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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