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해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의 공식입장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팩트'는 "정우성이 문가비가 낳은 혼외자의 친부다"라는 것 뿐이다. 기타 사생활, 열애설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 소속사 측은 "배우의 사생활", "확인불가"의 공식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을 넘은 억측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사실 연예계에 혼외자 스캔들은 그리 낯설지 않은 이슈다. 이미 김현중은 지난 2015년 첫 아들을 혼외자로 출산했다. 이후 그는 친자소송 등의 떠들썩한 과정을 거치기는 했으나 결국 혼외자의 존재를 인정했고, 양육비를 지급하는 등 생부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2022년 14세에 만나 첫사랑이었던 연인과 결혼했고 같은 해 아내와의 사이에서 또 다른 아들까지 낳았다.
원로 배우 김용건 역시 2021년 혼외자 스캔들에 휘말렸다. 2008년부터 무려 39세 연하의 여성과 13년 동안 교제하다 혼외자를 가졌는데, 낙태를 종용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던 것이다. 이후 김용건 역시 출산 지원과 양육 책임의 입장을 밝힌 것은 물론, 혼외자를 셋째 아들로 호적에 올렸다. 심지어 그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돌 때 초대하겠다"라며 당당하게 셋째 아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을 향해 비판적 의견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단순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혼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다. 능력도 충분한 정우성이라는 톱스타, 그 것도 숱한 예능에서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고 말하던 배우에게 배신감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임 없는 쾌락'이라는 비판도 모면하기 어렵다. 문가비와 정우성의 부주의로 인해 태어난 한 생명은 그 존재가 알려질 때부터 '혼외자'라는 예상치 못한 눈총에 시달릴 상황에 처했다. 전 세계 난민을 위해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던 정우성이지만, 정작 흔한 피임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그의 부주의로 태어날 존재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선택을 하기 어려웠던 것일까.
결국 정우성의 이후 행보가 그를 향한 대중의 면죄부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에서 더 이상 그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양육비라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책임감이라는 면죄부를 사려는 게 아닐 수 있을까. '생부' 정우성의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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