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붕어빵 판매 노점에는 시민 3명이 줄을 선 채 붕어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팥과 슈크림이 들어간 붕어빵을 3개 2000원에 판매 중이다./사진=송정현 기자
"지난해까지는 가격이 올라도 붕어빵 판매 노점을 찾는 게 수월했는데 올해는 한참 돌아다녀도 찾기가 힘들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씨(25)는 매년 날이 추워질 때면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을 사 먹기 위해 주머니에 현금을 넣어 다닌다. 올해도 붕어빵 판매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 2개를 휴대전화 배경 화면에 꺼내놨지만 번번이 노점을 찾지 못했다.
그는 25일 머니투데이에 "어제도 붕어빵을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노포 찾기에 실패했다"며 "서운한 나머지 붕어빵 제조를 할 수 있는 전용 팬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겨울철이면 등장하던 붕어빵 노점이 자취를 감췄다. 팥·밀가루 반죽 등 재료비가 상승하면서 물가 부담이 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붕어빵 판매 노점에는 시민 3명이 줄을 선 채 붕어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팥과 슈크림이 들어간 붕어빵을 3개 2000원에 판매 중이다.
해당 노점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지난해에 비해 재룟값이 20~30% 올랐다"며 "요즘 직장인들이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하는데 노점상도 마찬가지다. 수익률이 안 나오니 노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붉은 팥 40㎏의 중도매인 가격은 70만3400원이다. 지난해 44만4925원 대비 58.09% 올랐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지난달과 비교해 각각 5.1%, 5.9% 상승했다.
김씨는 "팥과 밀가루 같은 재료비뿐 아니라 가스비도 함께 올라 부담이 크다"며 "손님 중에 가격이 비싸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모든 게 다 올라 우리도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붕어빵 판매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여니 26곳이 검색됐다. 최근 활동 내역을 옵션에 넣어 다시 검색하자 절반 수준인 12곳으로 줄어들었다./사진=이혜수 기자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붕어빵 판매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앱을 여니 26곳이 검색됐다. 최근 활동 내역을 옵션에 넣어 다시 검색하자 절반 수준인 12곳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서 붕어빵 노점이 포함된 '통신 및 방문·노점 판매업' 취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3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34만7000명보다 8000명 정도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2월까지 경기 남양주시 일대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던 이모씨(25)는 재룟값 인상으로 마진이 남지 않아 장사를 그만뒀다. 이씨는 "업체를 통해 마차를 받는 대신 반죽과 앙금은 해당 업체와 단독으로 계약해야 했다"며 "미니 붕어빵이라 1000원에 4마리를 판매했는데 재룟값만 벌려고 해도 하루에 100개 이상은 팔아야 했다. 순이익은 3~4만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카페와 편의점 가운데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도 늘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권모씨(45)는 "카페도 더워야 음료가 잘 팔리고 겨울이면 비수기"라며 "재료비가 많이 들고 매출이 적더라도 마진은 남으니 붕어빵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올해 더 잘 팔리는 것 같다"고 했다./사진=이혜수 기자
붕어빵은 길거리에서 사라지는 대신 카페와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추세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권모씨(45)는 "카페도 더워야 음료가 잘 팔리고 겨울이면 비수기"라며 "재료비가 많이 들고 매출이 적더라도 마진은 남으니 붕어빵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올해 더 잘 팔리는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은 줄어드는 붕어빵 노점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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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119131?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