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원본: https://blog.naver.com/policepr/223667021530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3007?sid=103
저는 그를 지난 2015년 처음 만났습니다. 갓 20살이 된 앳된 얼굴의 순수한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친한 후배를 만나는 자리에 그도 동행해서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저를 처음 만났을 때 경찰관인 저를 보고 많이 신기해했었습니다. 경찰 업무에도 궁금한 게 많다며 많이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견학을 가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몇 개월 뒤 제가 근무하던 경찰서에 진짜 왔습니다. 그때도 그는 실용음악을 전공하던 평범한 대학생 있었습니다.
경찰관 후배와 음악을 전공하던 대학생 동생을 경찰서 주차장 한쪽에서 만나 소개해 줬습니다.
"형이랑 같이 근무하는 후배 경찰관 이규웅 순경이야. 나보다 더 경찰관 같이 안 생겼지? 이제 3년 차라 그래. 조금만 더 지나면 확 달라질 걸…."
"안녕하세요. 저는 김재환입니다. 남자애들 어려서는 장래 직업으로 경찰관 한 번씩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진짜 멋있는 거 같아요."
"네 안녕하세요? 선배님 후배 이규웅 순경입니다. 노래하는 분들이 훨씬 멋지죠. 저도 노래를 못해서 너무 부러워요."
"규웅아 경찰 업무 좀 리얼하게 소개해줘 봐. 내가 그럴 짬은 아니잖아."
"네, 알겠습니다. 대신 나중에 저 결혼할 때 축가라도 해 주시는 건가요?"
"그럼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할 거고 누구나 제 노래를 알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결혼하실 때는 꼭 유명한 가수가 되어서 축가를 불러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재환아 너 그렇게 약속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진짜 약속한 거야?"
"형님. 물론이죠. 오늘 덕분에 경찰서도 구경하고 너무 재밌었는데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축가도 불러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멋진데..."
그 자리에서 언제일지도 모를 결혼식 축가에 대한 약속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했던 가수는 바로 김재환 군입니다. 그와는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8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는 현재 군인입니다.
그때 만난 제 경찰관 후배가 지난 주말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외출을 나올 수 있는 김재환 군이 자신의 곡 '달팽이'를 축가로 불러줬습니다. 무려 8년 전 약속이었지만 결국 지킨 겁니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이 약속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 맞나 봅니다.
물론 김재환 군이 군대 입대 전에 이미 후배의 결혼식 날짜가 잡혔었습니다. 그래서 입대를 앞두고 있던 김재환 군에게 축가를 부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확답할 수 없었습니다. 가능하면 축가를 불러주는 정도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외출을 나와 노래를 해줬던 겁니다.
8년 전, 그것도 데뷔도 하기 전에 했던 약속인데 의리를 지켜준 김재환 군에게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결혼한 후배인 신랑과 신부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더욱 뜻깊은 결혼식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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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가수 김재환 자신의 곡 '달팽이'를 축가로 부르고 있습니다 |
ⓒ 박승일 |
유명한 가수 되어서 축가 부르러 가겠다고 했는데
유명한 가수도 되었고 8년 전 약속도 지킨 재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