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정년연장 커녕 "회사 나가"…4050 절반 잘렸다, 新사오정 시대 [막막한 新사오정]
4,554 15
2024.11.12 09:01
4,554 15

대기업 부장까지 지내다 직원 20여명 규모 중소기업 임원으로 옮긴 송모(46)씨. 그는 최근 사장과 면담에서 “일을 줄여줄 테니 ‘파트 타임’으로 일했으면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연봉을 줄이고 싶다. 회사를 나가달라’는 의미였다. 그는 “명예는 고사하고 희망조차 전혀 반영 안 되는 ‘불명예 퇴직’ 권고”라며 “중소기업이라 (대기업처럼) 하소연할 방법도 마땅찮다”고 털어놨다. 사장이 퇴사로 떠밀다 보니 주위 동료 시선도 몰라보게 차가워졌다. 그는 “이직하려고 해도 경력을 더 채워야 유리해서 일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허리’인 40~50대 중장년층 직장인에게 부는 ‘권고사직’ 칼바람이 매섭다. 경기 불황을 맞아 이런 기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대기업이다. 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중소기업도 체감 온도가 차갑다.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을 지낸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불어닥친 ‘사오정(45세 정년)’에 빗대 “저성장 추세와 40·50대 퇴사가 맞물린 ‘신(新)사오정’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김영옥 기자

 

11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이하 상반기 말 기준) 40~50대 실직자(1년 내 퇴사) 중 ‘비자발적’ 실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8%로 나타났다. 2014년 42.3%에서 10년 새 8.5%포인트 늘었다. 전체 연령대에서 비자발적 실직자가 차지하는 비중(44.4%)보다 6.4%포인트 높다. 비자발적 실직은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 임시·계절상 일자리 종료, ‘일감이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사유로 퇴사한 경우다. 다시 말해 4050 실직자 절반이 의사와 무관하게 ‘떠밀려서’ 직장을 그만뒀다는 의미다.

 

4050의 비자발적 실직 중에서 흔히 권고사직으로 일컫는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사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새 12.3%에서 18.8%로 6.5%포인트 늘었다. 전체 연령대에서 같은 기간 8.7%에서 12.7%로 4.1%포인트 증가한 것보다 상승 폭이 크다.

 

실제 최근 굴지 대기업에선 명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KT는 8일 자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 인원은 2800명. KT 전체 임직원의 6분의 1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달 초 만 50세, 직급 10년 차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철강 부문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SK온ㆍLG헬로비전ㆍ롯데홈쇼핑 등도 출범 후 처음 희망퇴직을 받았다. 시중은행 4050 희망퇴직 접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조차 올해 연말까지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최대 30%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김영옥 기자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퇴직자를 위해 희망퇴직을 공고한 뒤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위로금까지 얹어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언감생심이다. 올해 초 중소기업에서 퇴사한 김모(53)씨는 “대기업을 다닐 땐 인사규정도 있고, 노동조합 때문에 회사가 함부로 퇴사로 떠민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중소기업으로 옮기니 너무 손쉽게 ‘회사 사정이 나쁘니 부장급 이상은 나가달라’ 식으로 통보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재취업하려면 평판을 신경 써야 하니 노동청에 신고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오정’ 퇴직을 밀어붙이는 배경은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첫손에 꼽힌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경우 업황 부진에다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의 공세로 인해 실적 압박에 시달린다. 올해 3분기 매출(9조4790억원)과 영업이익(4380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0%, 39.8% 줄었다. KT의 경우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통신 선로 설계 및 서비스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다.

 

여기에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라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근속 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늘 때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상승률은 15.1%로 나타났다(2019년 기준). OECD 28개국 중 가장 높다. 평균 임금 상승률(5.9%)은 물론 미국(9.6%), 일본(11.1%)과 대비된다.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는 상관없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자 기업 입장에선 4050이 회사 경영에 부담스러운 인력이 됐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전체 회사 인력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4050이 주축인 고비용, 역(逆) 피라미드 인력 구조로 바뀐 사업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꾸준히 희망퇴직을 진행해 분위기를 쇄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상승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기업이 4050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유도하려는 경향이 커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번 주된 직장에서 밀려난 4050이 재취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취업의 질이 떨어진다. 중장년 노동시장의 일자리, 그중에서도 고임금·고숙련 일자리가 부족해서다. 경기도의 한 일자리지원센터 관계자는 “4050 사무직 출신이 생산직으로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이 원하는 임금 수준과 기업이 제시하는 금액이 차이가 큰 데 따른 미스매치(불일치)도 발생한다”고 전했다. 김승택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050 비자발적 실직자는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에서 모두 하층부로 밀려나다 결국 정년보다 빨리 노동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45세는 외환위기 시절과 달리 한창 일할 ‘청년’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상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한 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이 올해 말 처음 45세를 넘길 전망이다. 2014년 말 처음 40세를 넘긴 지 10년 만에 5세가 늘었다. ‘사오정’ 얘기가 처음 나온 IMF 외환위기(1997년) 시절 중위연령은 30.3세였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99847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탈출 불가! 극한의 공포! <살목지> SCREENX 시사회 초대 이벤트 286 03.19 60,01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90,02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05,0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84,21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33,76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3,05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5,56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0,07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0,17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25,21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9430 유머 잠깐만 괴도키드!! 14:41 11
3029429 이슈 엄지 운전연수 해주는 소미 . jpg 14:40 121
3029428 이슈 대통령 보면서 '이건 잘하는데 이건 존나 별로다' 이런 평이라는걸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하다는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19 14:37 1,031
3029427 이슈 서울경찰청의 과도한 26만명 인원 추산과 그것을 보도한 언론, 더 한술 떠 26만명 모였을때 경제 효과를 분석한 언론 기사, 문화 강국이란 국뽕에 취한 사람들이 다함께 만들어낸 현상 14 14:35 776
3029426 유머 해외에서도 조롱당하는 중인 광화문 26만명 관객 31 14:34 2,016
3029425 이슈 전국 지역별 신혼부부 평균소득 5 14:33 941
3029424 이슈 KBO 팀별 상무 전역 예정자 8 14:32 575
3029423 이슈 박찬호의 안타를 지워버린 김호령의 호수비.gif 13 14:31 460
3029422 이슈 오늘 피식쇼 게스트 스틸컷 예고 2 14:31 1,082
3029421 이슈 [KBO]올해도 예뻐서 팬들 난리난 블루밍테일 X 엘지트윈스 콜라보 굿즈 20 14:30 1,136
3029420 이슈 양상국 부친상때 유재석이 근조화환 보내줬는데 다 치우고 유재석 것만 두라고 했대 ㅜㅋㅋ 20 14:28 2,966
3029419 이슈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줘"…대전공장 희생자, 연인과 마지막 통화 14 14:27 1,018
3029418 이슈 원덬 방탄팬 진짜 다 걸고 아니지만 자꾸 올라오는 장갑차 관해서 정정하면 59 14:27 1,658
3029417 이슈 팬분이 어머님이랑 같이 퇴길 오셔서 “장모님이에요” 하자마자 큰절 올리는 남자..twt 16 14:26 1,371
3029416 이슈 매운 라면 먹고 눈물 흘리는 박지훈 6 14:25 736
3029415 이슈 생각보다 입장관중 수 너무 빡빡하게 잡는거 아니냐는 소리가 있는 국내 스포츠 13 14:25 1,784
3029414 유머 그래도 하이브가 눈치를 보고있긴한가 봄 20 14:24 3,921
3029413 이슈 그냥 고양이가 가까이서 냥냥 거림 9 14:23 833
3029412 유머 잠든 루이 옆을 지키는 용맹가나디 후이🩷💜🐼🐼 9 14:22 935
3029411 팁/유용/추천 음악 평론지가 오아시스 최고의 노래로 뽑은 곡이자, 오아시스 노엘 본인이 제일 잘 쓴 곡으로 언급하기도 했던 곡 4 14:22 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