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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변기에 낀 '분홍색 때', 곰팡이 아냐"...호흡기 안좋다는데,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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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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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기자

 

분홍 생물막을 형성하는 감염성 병원균,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s)' 박테리아...호흡기 약하고 면역력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야

 

  

욕실 샤워실 바닥이나 변기를 보면 어느새 분홍색 물질이 껴있는 걸 발견하곤 한다. 이 분홍색 물질의 정체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라는 박테리아로,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에 따라 샤워기, 세면대, 변기 주변 등 물이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세균 번식으로 인해 분홍색이나 빨간색의 생물막(biofilm)이 형성된다. [사진=Master Water,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갈무리]

욕실 샤워실 바닥이나 변기를 보면 어느새 분홍색 물질이 껴있는 걸 발견하곤 한다. 어떤 이는 화장품 찌꺼기가 쌓인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세제가 남아 생긴 곰팡이 정도로 여기기도 했다. 청소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 나타나는 이 분홍 물질의 정체는 정확히 뭘까.

 

분홍색 물질은 실제로 곰팡이가 아니다.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는 전문 청소업자인 케이시 스티븐스는 SNS 영상을 올려 분홍색 물질이 의외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닥, 샤워기, 변기, 세면대에 띠를 두르듯 나타나는 이 박테리아의 명칭은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s)'라는 박테리아다.

2013년에 국립의학도서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기회감염성 병원균이다. 엔테로박테리아과에 속하는 이 그람 음성 세균은 1819년 이탈리아 약사 바르톨로메오 비치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당시 그는 옥수수 죽에서 발생한 붉은 변색 현상의 원인이 이 박테리아임을 밝혀냈다. 기회감염성 병원균은 정상적인 면역 체계가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을 때는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특정 조건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다.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에 따라 샤워기, 세면대, 변기 주변 등 물이 있는 곳에서 발견되며, 세균 번식으로 인해 분홍색이나 빨간색의 생물막(biofilm)이 형성된다. 감염 병원균이니만큼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가정의 욕실 외에도 의료기관에서도 발견될 수 있으며, 병원 내 감염(병원성 감염)의 원인으로 호흡기 감염, 요로 감염, 창상 감염, 패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병원 환경에서 이러한 내성균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연세대의과대 내과학교실의 'Serratia Marcescens 패혈증의 임상적 연구'에 따르면 특히 병원에서 발견되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여러 항생제에 대해 복합 내성이 있어 일단 감염되면 패혈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 박테리아에 의해 패혈증이 생길 경우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닦으면 쉽게 제거되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고 습한 환경에선 금방 다시 생긴다. 남아있는 잔여 박테리아를 없애려면 청소시 물과 함께 표백제 용액 10% 정도를 사용해 닦아 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샤워실과 세면대 같은 습한 환경을 가능한 한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전에 정기적으로 욕실과 습한 공간을 청소하고 건조하게 유지한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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