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사설] 한강 노벨 문학상 발표 날에도 김광동 위원장 “5·18 북한 개입” 운운
1,957 15
2024.10.11 18:07
1,957 15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소식이 전해진 지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은 10일 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가 끝나가고 있었다. 피감기관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김광동 위원장은 ‘5·18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없고,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북한 개입설’을 또 반복한 것이다. 5·18과 제주 4·3 등 현대사의 비극을 파고든 작품을 써온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쾌거, 그리고 그 비극의 상처를 헤집는 극우 정치의 파렴치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논문에서 “5·18 헬기 사격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등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내 2022년 임명 당시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취임 뒤로도 ‘북한 개입설’을 되풀이했다. 이런 인식을 지닌 인물에게 과거 국가폭력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진실화해위를 이끌도록 한 것 자체가 기가 차는 일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이런 퇴행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는 등 5·18을 폄훼한 도태우 변호사를 공개 지지한 전력이 드러났지만 방통위원장에 임명됐다. 5·18 민주화운동을 5·18 ‘사태’라고 비하한 교수가 한국학력평가원의 새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에 포함되는가 하면,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이른바 ‘뉴라이트’ 역사관을 지닌 인물들이 요직에 기용되고 목소리를 높이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퇴행의 시대에 찾아온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은 벅찬 기쁨과 동시에 통탄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5·18의 비극은 40년이 넘었다. 4·3을 비롯해 더 오래된 현대사의 아픔도 많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다 함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상처를 보듬어 한 차원 높게 승화시켜야 할 역사적 사건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일삼으며 정쟁거리로 삼는 세력이 아직도 득세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다. 역사를 대하는 정치권과 정부의 몰지각한 태도가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성숙과 문화적 성취를 갉아먹지 말았으면 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11049?sid=110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케이트🖤] 섀도우 유목민 집중!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더 아이컬러 싱글섀도우’ 체험 이벤트 495 10.08 46,69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012,64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725,47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708,455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068,32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4,865,7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907,1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463,42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8 20.04.30 4,933,50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636,55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798 기사/뉴스 현아·용준형, 연애 9개월만 결혼…매니저 축사에 눈물 흘려 30 21:29 3,336
311797 기사/뉴스 [단독] ‘상암 잔디’ 논란에 참고인 채택된 린가드… 국정감사 불출석 한다 19 21:22 1,607
311796 기사/뉴스 방탄소년단 제이홉 BT21 캐릭터 ‘MANG’, ‘서울숲 재즈 페스티벌’ 스페셜 게스트 올라 10 21:22 646
311795 기사/뉴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출판업계와 인쇄업계 현재 상황 192 21:16 15,742
311794 기사/뉴스 오늘 MBC 뉴스데스크 앵커 클로징 멘트🗞️ 159 21:01 15,228
311793 기사/뉴스 눈치 보는 검찰‥다음 주 김 여사 처분 발표? 7 20:54 479
311792 기사/뉴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출판주 줄줄이 급등 5 20:46 1,727
311791 기사/뉴스 일본·중국·유럽‥전 세계가 한강 수상 축하 20:44 1,087
311790 기사/뉴스 '막대기 살인' 국가 손해배상 패소‥"경찰 과실 인정 부족" 2 20:41 758
311789 기사/뉴스 너구리 먹이 주던 美 여성…"100마리에 포위 당해" 20 20:38 4,178
311788 기사/뉴스 "적극적 대외 업무 위해 늘렸다"는 KBS 업추비‥박민 사장 지출 내역 보니 3 20:33 674
311787 기사/뉴스 명태균 "대통령 만들기 제일 쉬워"‥지방선거 공천도 개입? 19 20:28 1,229
311786 기사/뉴스 [속보] 북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로 삐라 살포…모든 공격수단 활동 태세" 46 20:24 4,363
311785 기사/뉴스 도이치 주포 "이미 다 얘기되어 있는 것"‥검사 "김 여사는 누가 연락?" 1 20:22 417
311784 기사/뉴스 수학여행을 간 자녀에게 물을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민원제기 23 20:21 3,173
311783 기사/뉴스 조전혁 “페미니즘OUT” vs 정근식 “포괄적 성교육”…엇갈린 딥페이크 성교육 공약 486 20:19 18,004
311782 기사/뉴스 [속보] 북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 침투시켜…모든 공격수단 활동 태세" 359 20:16 35,722
311781 기사/뉴스 블랙리스트 수난에도 전진한 한강, 노벨상 받다 6 20:15 478
311780 기사/뉴스 사우디 기자에게 박수 받은 모리야스 감독, "사우디전 전술, 4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20:15 255
311779 기사/뉴스 노벨상 수상에 광주도, 제주도 울었다 5 20:07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