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동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 곱게 자란 뒤 효령대군의 손자 이동이란 자와 혼인을 했는데 이동은 아내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동은 이혼을 할 속셈으로 아내 어우동이 집에 온 은장이와 바람이 났다고 모함했는데, 조사 결과 무고로 밝혀져서 어우동과 재결합하라는 명을 받았으나 아내를 내쫓았다.
황당하게 소박을 맞고 홀몸이 된 어우동은 친정으로 돌아왔는데 이때부터 수산수, 방산수를 비롯한 왕족들, 과거 급제자 홍찬 등 양반, 그 외에 양인과 노비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간통 행각을 벌였다. 그런데 간통 대상 중 한 명이 간통 사실을 승정원에 신고했고, 결국 옆에서 꼬드긴 여종과 함께 교수형을 당했다.
현대엔 어째서인지 기생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어우동은 엄연히 양반 가문 출신이다. 어우동이란 존재를 세간에 널리 알린 방기환의 소설과 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이때의 행적을 각색하여 다루었기 때문에 기생이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
어우동의 기록이 실록에까지 남겨졌던 것은 정을 통한 남자들 중에 고관대작들과 그들의 자식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왕족들까지, 더구나 서로 사촌 사이인 왕족들이 어우동과 관계를 맺은 게 드러나 왕실을 충격에 빠트렸다. 당시에는 거의 미국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수준의 대형 정치 스캔들 사건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