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허구연 KBO 총재의 바람이었던 '인프라'가 완성 단계다. 하지만 40년 묵은 부산 사직구장은 아직 확정된 계획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낡은 야구장을 쓰는 팀이 될 위기에 처했다.
아직도 부산 신구장은 분명한 기약이 없다. 부산시는 오랜 기다림을 뚫고 2021년, 현 사직야구장 자리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새 야구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부산시와 롯데 구단은 예산과 세부 계획을 두고 길고긴 줄다리기를 주고받았지만, 세부적인 안이 확정된 바는 없다. 진작에 폐기된 '북항 야구장' 주장도 여전히 잊을만하면 튀어나온다.
사직 신구장의 재건축 비용은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롯데 구단은 총 비용의 약 30%에 달하는 817억원의 지원금 준비를 이미 마쳤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는 역대 신구장 중 프로야구단 모기업 지원금으로는 최고액이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대전의 경우 한화는 486억원을 부담했다.
국비 지원이 만약 성사된다 해도 통상 300억 미만이다. 부산시는 공식적으로 '재건축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지만, 남은 1400여억원의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대부분의 시선이다.
재건축 기간 동안 사용할 대체구장 논의 역시 난항이다. 당초 부산시는 2025년 전국체전을 마친 뒤 부산아시아드를 야구장으로 리모델링, 대체구장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올해 7월 대체구장을 부산아시아드 대신 최대 1만석 규모의 보조구장으로 변경하고, 급기야 새 야구장 신축 부지로 제안하는 등 입장을 바꿔 롯데 구단이 난색을 표하는 등 진통이 거듭됐다. 현 사직구장의 규모가 매진시 2만3750석이고, 롯데가 평균 관중 1만 6000명을 넘기는 인기 구단임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다. 입지 역시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
이는 부산시가 앞서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동시에 진행함에 따라 벌어진 촌극으로 보인다. 구덕운동장은 재개발, 아시아드는 리모델링할 경우 연고 축구팀인 부산 아이파크가 뛸 곳이 없었기 때문.
구덕운동장 재개발이 지난 8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혁신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본의아니게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대체구장 부지가 다시 아시아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당초 제기됐던 축구계나 육상계의 반발은 과거에 비해 많이 잦아든 상황. 야구계에서도 프로야구가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롯데가 누적 3000만 관중을 돌파한 지금이 차후 계획을 확정지을 적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도 대체 구장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부산시는 사직 신구장 건설과 별개로 아시아드 리모델링과 복원에 드는 공사비 역시 롯데 측의 지원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논의가 거듭 원점을 맴돌면서 2025년말 첫삽을 뜨고 2029년초에 개장한다던 당초 계획은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
반면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 베이스볼드림파크는 내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대전시가 올스타전 개최를 신청함에 따라 차기 시즌 올스타전의 무대가 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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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건축비가 거듭 상승하면서 '더 어려워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공사비나 재료비 상승이 너무 급격해 부산시가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예측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부산시에서 아시아드 대체구장 활용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해오면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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