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되거나 긴 노선 재배치
서울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한다.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4년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버스중앙차로를 도입하면서 현행 노선 체계를 만든 지 20년 만이다. 현재 서울에는 392개 노선(약 1만4600㎞)이 운행 중인데 백지 상태에서 이를 재설계해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서울 시내버스 노선 체계 전면 개편’ 용역을 발주했다. 올해 용역을 시작해 2026년 시행할 계획이다.
1차적으로 중복 노선을 손본다. 지난 20년 사이 서울에 지하철 9호선, 경전철 우이신설선·신림선 등 노선이 신설됐는데 버스 노선은 그대로라 지하철·경전철과 같은 구간을 중복 운행하는 노선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에는 앞으로 동북선, 위례신사선 등 경전철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추가 개통하고 기존 지하철 노선도 연장된다.
운행 거리가 지나치게 길거나 이곳저곳을 도는 노선도 검토 대상이다. 예를 들어, 도봉구와 금천구를 오가는 150번 버스는 운행 거리가 왕복 75㎞에 달한다. 도심을 통과하다 보니 왕복하는 데 4~5시간이 걸린다. 아울러 배차 간격이 10분 이상으로 긴 노선도 검토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불구불한 노선을 직선 노선 여러 개로 대체해 운행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에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등 새로 택지가 조성돼 수요가 높은 지역에는 추가로 버스 노선을 배치할 계획이다. 수요가 특히 많은 노선에는 2층 버스 운행도 검토한다.
20년 전에는 행정동을 기준으로 노선을 그었는데 역이나 터미널 등 주요 교통 허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개념을 바꾼다. 간선·지선의 2중 구조는 유지할 계획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시내버스 운행 속도가 빨라져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서울시는 예상한다. 다만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의 경우 버스를 갈아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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