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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죽음으로 몰고 간 과로’ 일본 열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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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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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광고회사 직원 극단적 선택…노동당국 ‘업무상 재해’ 결정


“토·일요일도 출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로 죽어버리고 싶다.” “자고 싶다는 것 이외의 감정을 잃어버렸다.” “매일 다음날이 올까봐 두려워.” “이미 (오전) 4시다. 몸이 떨린다. 죽어야겠다. 더는 무리인 것 같다.”

일본 도쿄대를 졸업한 다카하시 마쓰리(高橋まつり)는 지난해 4월 대형 광고회사 덴쓰(電通)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화려한 광고쟁이’의 일이 아니라 ‘죽음을 생각해야만 할 정도’로 과도한 일이었다. 인터넷 광고 업무를 담당한 그에게 던져진 것은 기나긴 잔업이었다. 지난해 10월9일부터 11월7일까지 근 한 달 동안 그는 105시간의 초과근무를 해야 했다. 부서 인원이 10명에서 6명으로 줄었는데 업무량은 그대로였던 탓이다. 중간에 17분 정도 밖으로 나갔다 온 것을 제외하면 53시간 연속 회사에 붙잡혀 있던 적도 있다. 

감당하기 힘든 초과근무 속에서 다카하시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라인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그가 남긴 글이 50여개. 모두 스트레스와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의 고통을 외면했다. 겨우 24세의 여성 신입사원은 어머니에게 “일도 인생도 너무 힘들어. 지금까지 고마웠어”라는 메일을 보낸 뒤 지난해 12월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회사의 상사들은 잔업에 시달리는 다카하시의 업무조건을 개선해주기는커녕 ‘머리가 부스스하고 눈이 충혈된 상태로 출근하지 말라’고 요구하기 일쑤였다. 

다카하시를 죽음으로 몰아간 가혹한 현실이 드러난 것은 숨진 뒤 열 달 가까이 지나서였다. 회사의 노동실태를 감독하는 노동기준감독서가 지난 7일 다카하시의 자살이 업무상 재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가족들은 “목숨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희생되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다카하시의 죽음은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노동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쳐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덴쓰 사원이 과로사, 즉 일을 너무 많이 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을 확실히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14일 도쿄 노동국과 미타(三田) 노동기준감독서는 노동기준법 위반 혐의로 도쿄의 덴쓰 본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오사카, 교토, 나고야의 지사들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덴쓰가 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관행적으로 시켜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1991년에도 과로에 시달리던 사원이 자살한 적이 있다. 

다카하시의 죽음이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일본 직장인들의 업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비판도 높다. 일본 정부는 과로사방지법을 만들어 2014년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도쿄와 오사카 노동국에 이른바 ‘블랙 기업’으로 불리는 회사들의 악성 노동 관행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대책반이 신설됐다. 지금까지 신발 판매체인과 할인점 운영회사 관계자들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아 불구속 입건된 적 있다. 덴쓰의 한 직원은 아사히신문에 “최근 3개월 동안 초과근무가 월 100시간을 넘었다. 노동기준감독서 조사가 들어와서 회사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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