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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김하성-오지환 이후 처음이야… 두 토끼 다 잡은 사나이, 기막혔던 그 마지막 날

무명의 더쿠 | 10:37 | 조회 수 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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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두 번째 안타를 친 선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팀도 이기고 있었고, 자신의 목표도 같이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의 미소였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을 떠나, 큰 목표를 세우고 겨우내 땀을 흘렸던 그 시간을 제대로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박성한(26·SSG)이 해냈다.


박성한은 9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시즌 최종전에 선발 1번 유격수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팀이 7-2로 이겨 기어이 정규시즌 5위 결정을 시즌 145번째 경기로 몰고 갔다. 팀이 기사회생해 기분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박성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경기였다. 바로 3할 유격수로서의 복귀였다.


박성한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98을 기록 중이었다. 시즌 내내 좋은 타율을 유지하다 8월 말 허벅지 부상 이후 타격감이 뚝 떨어진 박성한은 한때 2할8푼대 초반까지 처지며 3할은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당시 푹 쉬며 체력을 보충한 박성한은 9월 들어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며 맹타를 휘둘렀다. 30일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21안타를 몰아쳤고, 타율은 0.298까지 올랐다.


0.298의 타율도 물론 훌륭했다.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랬다. 그러나 타율 0.299 타자와 0.300의 타자는 분명 다른 게 있었다. 반올림해서 3할 타자라는 호칭을 줄 수는 없었다. 박성한도 경기 전 이를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성한은 30일 경기 후 "4타수 2안타를 치면 3할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빙그레 웃었다.


다만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팀 성적을 떠나 개인 성적에 홀가분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무조건 이기고 그 다음을 봐야 했다. 박성한도 "경기를 이기는 게 우선이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 욕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일단 살아나가야 했다. 안타보다는 출루에 신경을 더 썼다"고 했다. 다만 "그러다가 내 카운트에서 스윙은 공격적으로 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선취점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박성한은 1회 첫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3할과 안타를 생각하고 타석에 임했다면 방망이가 나올 만한 코스를 참아내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2-0으로 앞선 4회 세 번째 타석은 팀도 살리고, 자신의 기록도 살렸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안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SSG는 3회 최정의 투런포로 리드를 잡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4회 이지영이 2루 방면 내야안타, 그리고 고명준이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 없이 아웃카운트 두 개만 올라갔다. 팀 분위기가 끊길 수도 있는 위기에서 박성한이 2사 후 값진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SSG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경기 흐름에서 대단히 중요한 안타였다. SSG는 이후 상대 실책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최정의 만루홈런이 터지며 7점 리드를 잡고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다.


박성한에게 남은 것은 안타 하나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경기 마지막 타석이 된 6회 다시 우전 안타를 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0.299였던 시즌 타율이 기어이 0.301이 되는 순간이었다. 설사 한 타석이 더 돌아와 안타를 치지 못해도 3할은 유지할 수 있었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많지 않은 박성한이 모처럼 웃는 순간이었다. 박성한은 "안타를 치고 솔직하게 너무 좋았다"고 웃으면서 "솔직히 나올 줄 몰랐는데 그냥 들어오는 공을 후회 없이 스윙하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그 순간을 회상했다.


박성한은 올해 KBO리그 유격수 중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모두 기록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KBO리그에서 가장 근래 이 두 토끼를 모두 잡은 선수는 2020년 김하성과 오지환이 마지막이었다. 김하성은 당시 타율 0.306, 30홈런을 기록했고 이듬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오지환도 타율 0.300, 10홈런을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자리에서 이 기록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성한은 2021년 타율 0.302를 기록해 3할 유격수 타이틀을 단 적이 있다. 2022년에도 타율 0.298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국가대표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율이 0.266까지 처지며 한 차례 시련을 맛봤다. 그런 박성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윙을 교정하고 강훈련을 이어 가며 자존심 회복을 별렀고, 그 결과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하며 최고의 공격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유격수 중 OPS가 가장 높은 선수가 박성한이다. 수비에서도 1115이닝을 소화하며 박찬호(KIA·1120⅓이닝)에 이어 내야수 수비 이닝 2위를 기록했다. 3·유간 수비에서는 이제 리그 최고수 중 하나로 뽑힐 정도로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런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라는 단어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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