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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어도어 사태에 아티스트·IP·팬은 어디로? [편집장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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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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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면 뉴진스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뉴진스 5명 멤버 한 명 한 명의 이름도 얼굴도 잘 모릅니다. 뉴진스에 대한 관심은 ‘어도어와 민희진 사태’가 불거진 이후로 생겨났습니다. 팬심으로 뉴진스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만큼, 당연히 뉴진스 사태 관련 무작정 뉴진스 편이 될 마음가짐도 생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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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뉴진스가 누구 돈으로 만들어졌나? 민희진의 프로듀싱이 아니라 하이브 돈으로 만들어졌다.” “뉴진스가 하이브로부터 1인당 52억원씩 정산받았는데 하이브를 상대로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지 않나.” 목소리를 높이지만, 과연 이게 핵심일까요.


기획사들은 지금도 수많은 걸그룹,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 그룹만 터지고 뉴진스처럼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더 드뭅니다. 뉴진스가 될성부른 나무였지, 단순하게 ‘하이브 돈으로 만들어졌으니 모든 게 하이브 덕분’이라 할 수 없다는 거죠. 또 하이브가 뉴진스에게 얼마를 정산해줬는가도 하이브를 옹호할 기제가 될 수 없습니다. 뉴진스가 그보다 더한 돈을 하이브에 벌어줬으니 정산을 받은 거지, 하이브가 땅 파서 돈을 준 게 아니니까요.

하이브가 맞냐, 민희진과 뉴진스가 맞냐를 떠나 과연 ‘엔터 업체의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엔터 업체의 가치는 당연히 소속 아티스트와 그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IP에서 나옵니다. 그런 점에서 민희진이라는 일개인을 죽이기 위해(?) 뉴진스라는 엄청난 아티스트와 IP를 온갖 구설수 속으로 밀어 넣는 하이브가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의구심이 듭니다. 그 과정에서 엔터 업체가 아티스트와 IP만큼 존중해야 하는 뉴진스 팬들이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음은 물론이고요.

‘시누아즈리’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중국풍, 중국 양식을 뜻하는 프랑스어죠.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말까지 유럽의 후기 바로크·로코코 양식의 미술에 가미된 중국풍을 시누아즈리라고 부릅니다. 시누아즈리가 시작된 계기는 중국의 청화자기입니다. 투명하고 밝은 빛을 내는 데다, 두드리면 맑은 소리가 나고, 얇으면서도 단단한 자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15세기까지도 중국과 한국이 유일했죠. 당시 유럽에서 청화백자로 방을 꾸민다는 건 최고의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자기들은 만들지 못하는 청화자기를 엄청나게 만들어대던 중국에 대한 경외심은 중국풍과 중국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졌고 그게 ‘시누아즈리’의 시작입니다. 그 시누아즈리의 끝을 가져온 게 ‘아편전쟁’입니다. 대단한 줄 알았던 중국이 종이호랑이였음을 알게 된 서구 열강은 이후 중국을 대놓고 무시하고 깔보기 시작합니다. 어렵게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린 ‘K팝’이 이런 식으로 민낯을 보이면서 K엔터에 등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질까 우려되는 것은 저만의 기우겠죠? 기우이길요.

[김소연 편집장 kim.soyeon@mk.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91757?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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