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 주요 상권 지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경기가 침체하면서 상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전반적으로는 ‘안 좋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서울에서 가장 큰 상권 30곳 중 15곳에서 카드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딱 절반에서 매출이 늘고, 나머지 절반에서는 매출이 줄었다. 엔데믹을 맞이했던 2023년 당시 전체 30개 중 29개 상권에서 전년보다 매출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상권 분위기는 분명 예년보다 주춤하다.
올해 상반기 어떤 상권이 흥하고 어떤 상권이 부진하고 있을까. 매경이코노미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나이스지니데이타’와 손잡고 서울 주요 상권 144곳 매출을 분석했다. 강남·홍대입구·신사 등 서울을 대표하는 메가 상권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명동을 비롯해 양재·영등포·가산디지털단지 등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대 상권은 여전히 강남, but
강남 -245억원, 신사 -400억원
대한민국 최대 상권은 누가 뭐라 해도 ‘강남’이다. 매출 규모가 여타 지역과는 비교 불가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서울 주요 상권 매출 1위는 강남, 2위는 신사, 3위는 논현, 4위는 압구정로데오다. 특히 강남 올해 매출(1조8805억원)은 2위인 신사(1조561억원)와 8000억원 이상 차이를 보일 정도로 거대한 상권이다. 선릉(6위)과 압구정(8위), 교대(9위)까지 범강남으로 분류한다면, 국내 톱10 상권 중 7개가 강남 지역에 몰려 있다. 5위 홍대입구와 7위 동여의도, 10위 노원 정도를 제외하면 강북 상권은 찾아보기 힘들다. 2022년 10위까지 치고 올라왔던 신흥 강자 성수는 올해는 11위를 기록했다.
강남 강세는 물론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올해 상반기 강남 매출은 전년 대비 245억원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여전했던 2022년(2조310억원)과 비교하면 1500억원 넘게 줄었다. 덩치는 여전히 크지만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2위 상권인 신사 분위기는 더 안 좋다. 지난해 1조962억원에서 올해 1조561억원으로 402억원 줄었다. 서울 내 모든 상권 중 홍대입구(-510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강남역과 인접한 역삼(-142억원), 포스코사거리(-58억원), 선릉(-19억원) 상권 역시 모두 전년보다 주춤했다.
강남 상권 부진 원흉은 ‘외식의 침체’다. 음식 업종 카드 매출이 지난해보다 245억원 줄었다. 강남 상권 전체 매출 하락폭과 동일한 액수다. 고물가에 인근 음식점에서 지갑을 여는 직장인이 줄어들었다. 식자재비 상승과 더불어 평균 월 임대료만 수억원에 육박하는 강남역 상권 특성상 다른 지역보다 외식 물가 상승폭이 더 컸다. 강남역 인근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창현 씨는 “회사 근처에서 저녁을 먹는 일이 거의 없고 점심도 값싼 구내식당에서 최대한 해결하려는 분위기”라며 “과거 길게 대기줄을 섰던 강남 빌딩 지하 푸드코트 매장은 요즘 점심에도 썰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음식 업종뿐 아니다. 소매(-111억원), 생활서비스(-60억원), 여가오락(-4억원) 등 주요 업종 전반에서 강남은 부진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이는 건 ‘의료서비스’다. 병원 매출은 지난해 1조2306억원에서 올해 1조2471억원으로 16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병원 수도 655개에서 675개로 20개 증가했다. 강남 전체 카드 매출에서 의료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66.3%에 달한다. 강남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중심 상업지구에서 ‘의료 상권’으로 점차 굳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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