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직장 생활 중 겉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피로감·무기력함에 빠진 상태인 ‘토스트아웃’(Toastout) 증상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토스트아웃은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 상태에 빠져 모든 에너지가 방전된 ‘번아웃’(Burnout·탈진증후군)의 전조 증상으로, 감정적 탈진 상태라고도 불린다. 빵이 까맣게 타기 직전 속까지 노릇하게 구워진 상태에 비유한 신조어다. 주어진 일은 그럭저럭 완수해 동료와 선·후배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스스로 무기력증이나 의욕 상실에 빠진 직장인에게 통용한다.
번아웃은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증후군 중 하나로 정식 분류하면서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유급 병가를 허용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토스트아웃은 아직 의학적 증상이나 정신적 질환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MZ 세대 젊은 직장인 사이에선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토스트아웃 밈(meme·화제가 된 인터넷 콘텐트)도 유행한다. 갈색빛으로 구워진 토스트 사진과 함께 “요즘 토스트아웃 상태이지만 내일 불금 생각하며 견딘다”고 글을 쓰는 식이다.
햄 토스트(짠내 나는 하루를 보내 디톡스가 필요한 경우), 양상추 토스트(체력이 떨어져 흐물흐물해진 상태), 버터 토스트(졸려서 녹아내릴 것 같아 낮잠이 필요할 때) 등 다양한 변형 밈도 등장했다.
뇌에 과부하가 걸려 일시적으로 번아웃됐다는 뜻의 ‘공갈빵아웃(밤샘 업무나 학업에 몰두해도 이튿날이면 다 잊어버리는 상태)’ 같은 말도 생겼다.
.
.
박 교수는 “토스트아웃도 결국 번아웃의 일종”이라며 “스스로에 대한 너무 높은 기준이 ‘번아웃을 겪을만한 고통은 겪지 않았다’는 자기 회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번아웃이라고 하면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전 단계인 토스트아웃으로 표현하려는 심리”라며 “번아웃보다 더 위험한 상태라고도 볼 수 있고, 실제로 자각한 뒤에 후폭풍이 큰 경우도 많다”고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4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