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 불황의 그늘] ①"밥값 아끼자" 발길 돌린 소비자… 외식업 폐업률 22% '역대 최고'
계속되는 불황에 외식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0으로 1분기(79.28) 대비 3.68포인트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먹거리 골목. /사진=뉴시스
#.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40대 A씨. 올해부터 업무 약속이 없는 날은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외식물가가 나날이 치솟아 이제 웬만한 메뉴는 1만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이다. A씨는 "얼마 전에 수제비를 먹으러 갔는데 가격이 9000원이었다"며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동료들과 구내식당을 찾았다"고 말했다. 구내식당 한끼 밥값은 메뉴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500~6000원 사이다.
그나마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면 형편이 나은 셈이다. 소기업에 다니는 B씨는 지난 5월부터 다이어트 겸 도시락을 싸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방울토마토, 삶은 달걀, 샐러드 등을 준비하는 데 약 4000원이 들었다. B씨는 "회사가 강남에 있는데 인근 식당이 유난히 밥값이 비싼 편이라 깜짝 놀랐다"면서 "회사에 구내식당이 없어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식비도 아낄 겸 도시락을 싼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불황에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에 외식값이 치솟으면서 지갑이 얇은 직장인들은 점심 한 끼 사 먹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밤 장사도 마찬가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 한 기업 임원 C씨는 최근 직원들에게 '119' 회식 원칙을 공지했다. '1차에 1가지 술로 밤 9시 전에 끝낸다'는 뜻이다. 호황기 때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이어지던 술자리가 요즘은 대부분 밤 10시도 되기 전에 파한다.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간판들로 불야성을 이루던 번화가는 이제 옛말이 됐다.
식자재비·인건비 오름세에 외식 메뉴 가격 인상 불가피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외식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했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한다. 5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9만6530개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외식업계는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소비위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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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021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