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리는 중국의 오랜 결혼 풍습으로, 결혼 전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불하는 돈이다. 말로야 '신부 가족에 대한 존중의 표시'라지만, 사실상 '21세기판 신부 몸값'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 온 악습이다. 특히 도시에 비해 수입이 적은 농촌 총각들로선 감당하기 힘든 탓에, 결혼을 아예 단념하게까지 하는 '최대 적폐'로 지목돼 왔다.
차이리를 둘러싼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식 직전까지 이어지는 양가 간 '차이리 협상', 또는 차이리만 받아 놓고 결혼 직후 신부가 이혼을 요구해 빚어지는 법적 분쟁은 예사다. 지난해 차이리를 노리고 16세 딸을 강제로 시집보낸 파렴치한 아버지가 고발되는가 하면, 2019년엔 빚을 내서 마련한 40만 위안(약 7,200만 원)을 차이리로 썼는데도 결혼이 성사되지 않자 홧김에 약혼녀를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중국 사회를 종종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슈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대대적인 '차이리 때려잡기'에도 불구, 농촌 지역에서 차이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시성사회과학원의 덩훙 연구원은 인민망에 "농촌 여성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나가고 있다"며 "결혼 적령기 여성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더 높은 신붓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혼인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중국 전체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104명이었는데, 같은 해 농촌 지역의 성비는 108명이었다. 농촌 지역의 남초 현상이 훨씬 심각한 상태로, 신부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신붓값도 상승하는 '시장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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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오히려 돈이 상승중이라고 함